<연재소설> (522) 벤처기업

코스닥 등록<32>

『그 기지의 규모는 어느 정도입니까? 공사 수주액으로 보면 어느 정도지요?』

나는 구미가 당기지 않을 수 없었다.

『미국 달러로 하자면 20억달러 정도 될 것입니다. 전자 부문만 말입니다. 일년 후에 착공이 될텐데 전자 부문도 함께 시작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송화강 댐에 들어가는 전자 시설도 그만한 규모이고 목단강 상하수도 시설은 그보다 반 정도 작지만 만만치 않은 공사지요. 그리고 묵약을 받은 것으로 연길의 상수도 자동시스템 공사가 있는데 그 일을 우리가 맡기로 했습니다. 이 모든 것을 올해 말부터 내년 상반기에 걸쳐 계약을 체결할 것입니다. 일단 계약을 체결하고 공사가 시작되면 그것은 공인된 일이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안심하고 투자할 것입니다. 이 일련의 공사를 마치려면 5년이 소요될 것인데 그동안 영준 소프트웨어의 주식은 하락할 이유가 없지요. 매출 역시 계속 상승할 것이지요. 중요한 것은 황제주로 만든 이후가 문제라고 하는데 바로 이와 같은 대형 사업을 맡으면 그 이후에도 주가가 떨어지지 않고 황제주 자리를 고수할 것입니다.』

그는 단순히 투자했던 것은 아니었다. 면밀한 계산을 하고 주식을 사들인 것이 틀림없었다.

『황제주 만드는 일은 개인 투자자들이 하기 어렵습니다. 결국 외국인 투자자들과 기관투자가들이 쌍끌이장세로 해야만 가능하지요.』

『쌍끌이장세? 그게 무슨 말입니까?』

『한국의 증권가에서 작년에 가장 유행한 말 중 하나입니다. 쌍끌이는 일본과 어업협정을 하는 과정에 튀어나온 쌍끌이 어선이라는 말에서 나온 것인데 외국인 투자자들과 기관투자가들이 주식 시장에서 적극적으로 매수하여 주식이 폭등하자 나온 말입니다. 그렇게 되어 주식이 오르자 일반 투자자들이 따라서 주식을 샀는데 그때는 묻지마 투자라는 말이 유행했습니다. 그런데 황제주는 묻지마 투자로는 만들어지지 않고, 아마 쌍끌이장세만이 가능하지 않을까 봅니다.』

『하하하, 그거 말이 되는군요. 그 일을 내가 하라는 뜻입니까?』

『알렉세이비치를 만나셨습니까?』

『만났지요. 그는 스위스에 국제 은행을 가지고 있는 거부지요. 현금 동원 능력이 탁월합니다. 그 역시 최 사장을 잘 알고 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우리는 최 사장의 주식을 사는 데 합심하기로 했습니다.』

말로는 합심이지만 엄밀하게 따져 작전을 펼친다고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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