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IT 기술 경연장된 ASEM

20일 서울 아셈타워에서 열리는 제3차 아시아·유럽정상회의(아셈·ASEM)는 25개국 정상이 참석하는 「외교올림픽」이라는 점 외에도 국내 첨단 정보기술을 각국 정상에게 알리는 대외홍보의 장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아셈종합정보시스템=아셈은 국제회의 사상 처음으로 전자등록 시스템을 적용해 참가등록 과정에서 종이가 사라진 사례로 기록될 것이다. 쌍용정보통신이 구축한 아셈종합정보시스템은 전자서명 인증과 보안소켓계층(SSL) 등 첨단 정보보호기술을 이용해 공인인증기관의 인증서를 발급받은 국가의 참가자들만 인터넷을 통해 사전등록할 수 있어 해킹이나 정보유출의 위험을 원천봉쇄했다.

등록된 참가자에게 지급되는 ID카드는 IC칩을 내장해 참가자의 이동이나 정보접근 상황을 기록하고 아셈종합정보시스템내에 데이터베이스 형태로 보관한다.

특히 정전, 화재 등 사전등록기간이나 회의 기간에 일어날지 모르는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기 위해 아셈종합정보시스템이 호스팅돼 있는 한국인터넷센터(KIDC)에 백업체계를 완비해 24시간 무장애시스템을 구현한다.

또 이 시스템은 두루넷이 구축한 여행정보시스템과 연계돼 참가자들이 행사장은 물론 호텔에서도 관광, 날씨, 환율 등의 정보 제공과 전자우편, 전자상거래 등을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쌍용정보통신의 전제경 팀장은 『이번 회의에서 최초로 구현된 종이없는 등록시스템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된다면 앞으로 있을 국내외 국제 회의에서도 이 시스템을 도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공식 홈페이지=아셈공식 홈페이지(http://www.asem3.go.kr)는 일반인에게 아셈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일차적 기능뿐 아니라 행사의 중심 역할을 담당하는 역할까지 수행한다. 행사 등록을 위한 양식의 다운로드에서 등록 신청이 홈페이지를 통해 이뤄지며 KBS가 운영하는 인터넷 생방송시스템과 연계해 개·폐회식을 인터넷으로 생중계할 예정이다.

특히 VRML기술을 이용한 행사장 가상안내 시스템을 마련해 참가자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행사장을 직접 가보는 듯한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예를 들어 정상회담이 열리는 아셈홀의 위치는 건물 조감도에서 2층을 클릭하면 입구에서 아셈홀까지 가는 길이 화살표로 표시돼 쉽게 찾을 수 있고 아셈홀의 3차원 영상 아이콘을 클릭하면 내부가 3차원으로 나타난다.

인터넷 방송이나 3차원 가상현실시스템에 비해 홈페이지 내의 서울 소개 메뉴는 기본적인 관광, 쇼핑 정보 등이 없어 아셈종합정보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는 등록 참가자가 아닐 경우 정보 입수에 애로를 겪을 수도 있다는 것이 단점으로 지적된다.

아셈준비기획단의 김원수 기획부장은 『아셈공식 홈페이지는 일부 부족한 정보도 있지만 지난 1, 2차 아셈회의에 비해 콘텐츠량이 3배 이상이나 된다』며 『특히 단순 정보 제공 차원을 벗어나지 못했던 기존 대회의 공식 홈페이지와 달리 행사 진행을 효과적으로 수행하는 역할까지 한다』고 설명했다.

◇경호시스템=서울올림픽 이후 가장 많은 정상이 참석하는 행사답게 아셈은 각국 정상에 대한 경호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이번 아셈에는 3만여명의 경찰과 179명의 경찰 특공대, 헬기 16대, 장갑차·소방차·가스차 등 123대의 특수진압 장비가 경호를 위해 동원되지만 가장 중요한 주역은 정보통신 기술이다.

아셈은 외교행사이기 때문에 겉으로 드러나지 않으면서도 물샐틈없는 경호가 요구된다. 이 역할을 첨단 지리정보시스템(GIS)과 위성이용위치측정시스템(GPS), 그리고 지능형교통정보시스템(ITS)이 맡는다.

각국 정상이 탑승하게 될 차량에는 초소형 GPS 장치를 부착해 원격지에서도 정상의 이동 상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했으며 이를 GIS 및 ITS와 결합해 주변의 위험 상황 발생시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했다.

◇기타 하드웨어=전화와 인터넷을 함께 쓸 수 있는 온라인공중전화기가 아셈에서 처음 선보인다. 이씨센타넷이 개발한 이 제품은 국내외 음성 통화와 함께 전자우편 송수신, 인터넷 서핑 등을 할 수 있으며 아셈 회의장 지하에 마련된 코엑스몰 입주 업체의 업종 및 전화번호도 검색할 수 있다.

이 온라인 공중전화기는 지난 광복절 남북이산 가족 상봉장소였던 코엑스내 컨벤션홀에 시범 설치된 것으로 상용 서비스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제품의 이용 요금은 3분당 50원으로 일반 전화와 다름없으며 동전과 더불어 현금카드의 일종인 몬덱스 전자화폐로도 이용 가능하다.

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PDP)을 이용한 대형 모니터도 참가자들의 눈길을 끌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SDI가 개발한 PDP 모니터는 세계 최대 크기인 65인치급을 비롯해 총 24대가 아셈 회의장 곳곳에 설치됐다.

이 제품은 PDP 방전에 필요한 ITO 투명전극을 없애 제조 공정을 단축할 수 있는 것이 특징으로 생산라인당 100억원 가량의 원가 절감 효과가 있다. 특히 두께가 8.4㎝에 불과한 초박형이며 1366×768의 고해상도를 지원한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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