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소설> (515) 벤처기업

코스닥 등록<25>

잠이 막 들었는데 벨이 울렸다. 직원이 다시 온 것으로 생각하고 잠결에 일어나 문을 열었다. 그런데 복도에는 저녁에 가라오케 룸에 있었던 두 명의 여자가 서 있었다.

『여길 어떻게 알고 왔지?』

내가 중얼거리고 있을 때 그녀들이 방안으로 들어왔다.

『누가 들어오라고 했나? 나가라.』

내가 일본어로 말했다. 한 여자가 웃으면서 말했다.

『같이 있던 분이 우리보고 이 방으로 가라고 했어요. 우리는 시키는 대로 했을 뿐입니다.』

『필요없으니 나가게.』

나는 방문을 열어주고 그녀들을 보고 나가라고 손짓했다. 여자들은 주뼛거리면서 나갔다. 문을 닫고 나는 담배를 피워물었다. 잠을 깨고 나자 다시 잠이 오지 않아서 TV를 켜고 보았다. 그것도 내키지 않아서 꺼버렸다. 나는 담배를 물고 방안을 서성거렸다. 갑자기 초조해지는 것은 웬일일까. 아마도 만토집단의 류 총재와 중화개발의 유 회장이 내 주식을 가지고 작전을 벌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긴장을 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 작전을 봉쇄하려면 내 주식을 풀면 그만이었지만, 그러한 싸움은 출혈이 있게 마련이었다. 그리고 막연하게나마 황제주에 대한 동경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것이 허망하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었다. 이제 나만 모른 척하고 묵인하면 그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아니면, 그들에게 동조해서 협조를 한다면 확실하게 정복할 것이다.

다시 벨이 울렸다. 여자들이 가지 않고 보챈다는 생각을 하자 짜증이 났다. 나는 문을 열지 않고 가라고 했다.

『최 사장, 돈 벌었다고 나를 문전박대 하기야?』

복도에서 유 회장의 목소리가 들렸다. 나는 황급히 문을 열었다.

『미안합니다. 여자들인 줄 알고 그랬습니다.』

『자려고 옷도 갈아입었군. 회의는 끝났나?』

『네.』

『나보고 들어오라고도 안하는군. 정말 이러기야?』

『아, 아닙니다. 들어오십시오.』

그가 들어오자 뒤따라 네 명의 여자가 들어왔다. 처음에는 보이지 않았으나 복도 한 옆에 서 있다가 나타난 것이다. 나는 기가 차서 그녀들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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