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 재해복구시스템 구축 시급

동원증권 전산마비 사태를 계기로 재해복구시스템 도입의 필요성이 강력히 제기되고 있다.

지난 28일 주전산실에 물이 스며들어 마비됐던 동원증권의 전산시스템이 29일 오전 6시 30분에 복구됐다. 동원증권에 따르면 28일까지 매매된 내역과 입출금 내역 자료는 보전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은 오는 2일에야 정상 가동된다고 밝혔다.

동원증권 전산마비는 전산실 환경관리 미숙과 재해복구 설비미비에서 비롯됐다. 또 국내 대부분의 증권사 전산시스템도 동원증권과 다를 바 없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에 따라 전산전용 건물 및 전산환경에 적합한 설비시공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대우증권은 과천에 별도의 전산용 건물을 시용하고 있으며 증권전산도 전산전용 건물로 설계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대부분 증권사들은 현재와 같은 전산 인프라가 설치되기 이전에 건설된 것으로 전산환경에 대비해 개조된 것이다. 이에 따라 전산실 상부에 수도시설 등 부적합 환경이 있어 사고발생 가능성이 상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신영증권·삼성증권만이 유사시에 대비한 백업센터를 구축한 것으로 조사됐다. 신영증권은 경기 분당에 백업사이트를 운용중이며 삼성증권은 서울 을지로에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백업시스템만 마련했을 뿐 별도의 백업센터를 갖추지 못했다.

그러나 전산전문가들은 백업센터보다 한 발 더 나아가 유사시 주전산환경과 동일하게 운용될 수 있는 재해복구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류재수 키움닷컴 전산관리 부장은 『증권전산에 원장을 위탁한 증권사들은 증권전산에서 백업시스템을 운용하기 때문에 별도의 투자가 필요없지만 원장을 자체 관리하고 있는 증권사들은 현재 사용용량과 같은 규모의 백업사이트를 별도로 운용하는 게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유니시스 김영천 차장도 『같은 건물내에 백업센터 등을 마련하는 것은 미봉책』이라며 『동원증권 전산마비를 계기로 전 금융기관이 원격지에 재해복구시스템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증권사 관계자에 따르면 원장을 자체 관리하고 있는 증권사들은 동원증권 사태를 계기로 자체 백업센처 구축 등 대책마련에 서둘러 나서고 있으며 만일의 사태가 발생했을 때 보상에 대비한 보험가입 등도 고려하고 있다.

또 이번 동원증권의 전산사고로 피해를 입은 고객들은 사이버공간을 통해 피해보상위원회(대표 임용효)를 설치, 공동 법적대응을 준비중이다.

<김규태기자 star@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