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인터넷과 사이버 사회

이재현 지음, 커뮤니케이션북스 펴냄, 1만5000원

아마존의 열대 우림은 광활하다. 각양 각색의 나무와 풀들이 끝없이 펼쳐진 아마존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숲을 보아야 한다. 인터넷은 그 내용의 광활함에 있어 아마존의 열대 우림을 닮았다. 또한 인터넷을 둘러싼 변화는 너무나 빠르고 급박해서 우리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쫓아가기에 급급한 실정이다. 하지만 아마존을 이해하려면 나무보다는 숲을 먼저 보아야 하듯이 인터넷을 알려면 개별적인 기술 변화보다는 전체를 보아야 한다는 것은 자명하다.

사회 문명 비평가인 이재현씨가 내놓은 「인터넷과 사이버사회」는 인터넷의 구조를 설명하고 그 사회적 함의를 고찰하는 종합 개설서다. 나무보다는 숲 전체를 개관하는 넓은 시야에서 인터넷을 설명하려는 시도를 시종일관 유지하면서도 동시에 중요한 부분은 상세하게 줌인(zoom-in)해 각론 수준의 밀도와 심도를 확보하고 있다는 것이 이 책의 독특한 매력이다.

이 책은 지금까지 많은 개설서들이 견지했던 사전적인 개념이 아닌 살아다니고 자꾸 변화하는 인터넷과 사이버사회의 의미들을 차근차근 정리하고 있다. 사실 인터넷과 사이버월드에 대한 사회과학적인 연구는 최근 몇년사이에 집중적으로 이루어졌다. 특히 미국을 중심으로 인터넷에 대한 사회과학적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외국의 경우 머드·전자게시판·뉴스그룹 등 텍스트형 서비스를 중심으로 현황을 파악하고 이를 이론화하고자 했던 1단계 연구 과제를 마무리하고 있다. 이제는 멀티미디어화하는 월드와이드웹을 사회과학적 토대에서 이해하고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이론을 만들어가는 2단계 연구를 시작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의 인터넷연구는 아직 초보적인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외국이론이나 방법론에 관한 저술들이 이제 막 소개되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이재현씨의 「인터넷과 사이버사회」는 인터넷에 대한 총괄적 개설서이면서 최초로 사회과학적 접근방식으로 쓰여진 책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인터넷을 운용하는 데 필요한 기본적인 교양부터 고급의 지식까지를 함께 제공하고 있다.

총 2부 9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1부는 인터넷의 개념과 역사에서 시작해 하이퍼텍스트와 가상현실과의 관계를 통해 인터넷의 구조를 살펴보고 있다. 2부는 사회적 이슈로 대두되고 있는 인터넷 온라인 라이프·가상공동체·온라인게임 등을 포함한 사이버 문화, 사이버 정치, 인터넷과 자본주의 체제 등에 관한 고찰로 채워졌다.

저자는 이제까지 사회과학을 지배해온 것이 노동 패러다임이었다면 앞으로는 커뮤니케이션 패러다임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제 사회학은 정보사회학으로, 경제학은 사이버경제학으로, 정치학은 전자민주주의로, 행정학은 정보통신정책론으로 중심 이동하는 등 사회과학의 모든 영역이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정보통신 혁명의 파도속에 휩쓸리고 있다.

저자는 이제 사회과학 입문생들은 사회학과 경제학 개론을 공부했던 과거 선배들과 달리 커뮤니케이션 개론을 공부해야 한다고 단언한다. 또 사회과학 입문서로서의 커뮤니케이션개론은 인터넷이 중심이 될 수밖에 없다며 학문적인 연구대상으로서 인터넷의 중요성을 설파하고 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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