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테인 E라이프>「아시아의 칸」꿈이 영근다

「아시아의 칸, 꿈이 영근다」.

제5회 부산국제영화제(PIFF2000 http://www.piff.org)가 내달 6일 막을 올린다. 세계 각곳에서 모여든 영화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9일간 영화의 향연을 펼치게 된다.

올해는 개막작으로 선정된 인도 뉴웨이브 감독 부다뎁 다스굽타의 「레슬러」를 비롯, 총 55개국 211편의 작품이 관객을 기다린다.

이들 작품은 경쟁부문인 「새로운 물결」을 시작으로 「아시아영화의 창」 「월드시네마」 「와이드 앵글」 「한국영화파노라마」 등 총 5개 부문으로 나뉘어 공개된다. 또 춘향전 특별전, 중앙아시아 영화전, 이란 마흐말바프 가족영화 등 아시아 영화를 재조명하는 특별행사도 진행된다.

특히 부산 프로모션플랜(PPP)을 통해 만들어진 작품 10여편이 선보이고 유럽과 아시아지역 여성영화인들의 작품이 대거 출품된다.

경쟁부문에는 12편의 작품이 경연을 벌인다. 여성감독 3인의 작품을 포함, 이란의 마르지예 메시키니·대만의 비비안 쳉 감독 작품이 눈길을 끈다.

대만 비비안 쳉 감독의 「금지된 속삭임」은 각각 5살, 17살, 30살인 여성의 눈을 통해 바라보는 가족관계와 이들에게 내재돼 있는 변화의 욕망들을 잔잔한 화면으로 잘 그린 작품. 홍콩 림위화 감독의 데뷔작인 「12夜」는 사랑하는 남녀의 심리 변화를 섬세하게 표현한 작품으로 꼽히고 있다.

또 이란 마르지예 메시키니 감독의 「내가 여자가 된 날」은 아홉살의 소녀가 인간이라기보다는 여성으로서 먼저 겪어야 하는 삶의 굴곡들을 에피소드 형식으로 다뤄 이슬람사회의 억압적 여성관을 잘 보여주고 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경쟁부문에서 주목을 끄는 장르는 독립영화. 중국 딩 지안쳉 감독의 「종이」는 영화 시(cine-poem) 형식으로 풀어나가고 있는 작품. 일상 생활에서 무심코 쓰고 있는 종이를 통해 삶의 진솔함을 보여준다. 대만 우미선 감독의 「플라피 랩소디」는 의과대학을 중퇴한 한 남자의 자아찾기를 점프 컷과 이중노출 등 다양한 실험적 영상으로 표현하고 있다. 우리나라 류승완 감독의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김희진 감독의 「범일동 블루스」 등은 실험정신과 새로운 형식으로 비평가들의 뜨거운 시선을 받고 있다.

또 지금까지 상업적 이유로 재능을 발휘하지 못한 일본 시노자키 마코토 감독의 「잊혀지지 않는 사람들」과 유키사다 이사오 감독의 「해바라기」, 검열문제로 4년 만에 빛을 보게 된 중국 왕슈오 감독의 「아버지」 등은 독립영화를 고집하는 젊은 감독들의 열정을 느끼게 해준다.

이란 하산파나흐 감독의 「조메」와 변혁 감독의 「인터뷰」는 전통적 영화기법과 신조류의 흐름을 잘 담아내고 있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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