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SP 등장과 무선인터넷 시장 전망

무선인터넷 시장에서 모바일ISP(MISP)가 부상하고 있다.

MISP는 이동을 전제로 한 무선인터넷 서비스에서 어떠한 무선프로토콜 방식으로 생성된 콘텐츠라 할지라도 모든 사업자에게 제공할 수 있는 CP를 의미하는 신조어다.

즉 무선인터넷 서비스에서는 특정 무선프로토콜 방식에 기반하되 작은 스크린에서 이용할 수 있는 특화된 콘텐츠가 필요하기 때문에 기존 PC 환경에서 이용하던 유선포털 사업자와는 구별되는 별도의 시장이 형성된다는 것이다.

최근 SK텔레콤이나 신세기통신 등 이동통신사업자들이 MISP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움직임은 이 시장을 둘러싼 전초전으로 해석할 수 있다.

◇MISP를 향한 움직임=MISP 시장은 기존 CP, 플랫폼에 기반을 둔 사업자, 네트워크에 기반해 서비스를 책임지고 있는 이동통신사업자, 그리고 단말기 제조업체 등 4개 진영이 주도권 다툼을 할 것으로 보인다. 그림 참조

우선 CP들은 「메가CP」 혹은 「마스터CP」를 지향하며 이동통신사업자로부터 동등한 위치를 점하고자 한다. 고객은 궁극적으로 CP가 제공하는 정보를 이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서비스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고 본다.

두번째는 IDC나 ASP 등 플랫폼에 기반한 사업자다. 애플리케이션 아웃소싱이 별도 시장으로 형성되면서 부각되고 있는 이들 역시 콘텐츠 사업자를 규합해 MISP 역할을 맡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특히 특정 프로토콜 기반으로 생성된 콘텐츠를 변환시켜주는 솔루션을 보유한 사업자들은 ASP나 IDC사업자와 결합해 MSIP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자 한다.

세번째는 이동통신사업자다. 네트워크와 단말기에 대한 통제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이동통신사업자들은 최근 MISP를 자사의 영향력 아래 두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당초 이동통신사업자들은 유선상에서 시작된 ISP처럼 스스로가 무선포털 사업자 역할을 자임했지만 최근 들어 「CP의 독립된 영역」을 인정하고 그 방향을 선회한 것이다. 그러나 CP의 독립성은 인정하되,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시장에서 주도권을 뺏기지 않는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네번째는 「애니웹」으로 알려진 삼성전자같은 단말기 제조업체의 대응이다. 이동통신사업자들의 견제로 시장 진입에는 실패했지만, 단말기가 특정 프로토콜에 기반해야하기 때문에 콘텐츠를 직접 다루고자 하는 제조업체의 노림수도 배제할 수 없다.

◇콘텐츠 이용 대가 누가 챙기나 =수익성을 전제한 무선인터넷 시장의 핵심의 이슈는 결국 「콘텐츠 이용료를 누가 어떤 방식으로 과금할 것이냐」로 귀결된다.

콘텐츠 사용에 대한 대가는 궁극적으로 콘텐츠 제공자(CP)가 챙기는 것이 맞지만 콘텐츠 생성(제조) 역할의 CP와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 즉 이동통신사업자로 역할이 분리돼 있는 지금 상황에선 얘기가 달라진다. MISP 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각 진영의 움직임 역시 결국 고객이 콘텐츠를 사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수료를 챙기기 위한 노력에 다름 아니다.

특히 무선인터넷의 무게가 점차 상거래(m커머스)로 옮겨가는 것은 거부할 수 없는 대세이기 때문에 기존에 빌링을 통제할 수 있는 인프라를 확보하고 있는 이동통신사업자는 단순한 빌링대행에서 나아가 직접적인 결제기관으로 탈바꿈할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는 면도 주목해야 한다.

◇전망 =이동통신사업자들이 자사 영향력아래 MISP를 두고자 한다는 것은 이동통신사업자 스스로가 「무선포털」사업자로서 무선인터넷 시장에서 절대적인 위치를 차지하려는 초기 전략에서 다소 변화됐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CP가 이동통신사업자와 어깨를 나란히 겨루는 상황이 될지는 두고 봐야한다. 이동통신사업자들의 전략 변화는 「독점」이라는 비판을 빗겨가는 동시에 성장성 있는 콘텐츠 시장을 별도로 장악하겠다는 보다 적극적인 의지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업계에서는 야후나 라이코스 등 유선에서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대형 포털 사업자들의 움직임도 주시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큰 변화가 감지되지 않고 있지만, 무선인터넷 서비스가 무르익을 만한 조건이 될 경우 이들의 행보는 시장에서 적지않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콘텐츠 개발에서 출발한 CP나 컨버터 기능의 솔루션을 보유한 사업자, ASP 그리고 이동통신사업자. MISP 시장을 향해 있는 각 진영의 주도권 다툼은 「영역과 경계가 없는」 제대로 된 무선인터넷 이용 환경을 앞당기는 데 일조할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신혜선기자 shinhs 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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