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미디어·제일제당 등 순수 PP들로 구성된 위성방송컨소시엄이 28일 결성됨에 따라 위성방송사업권의 향방은 또다시 혼미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일단 PP 위성방송컨소시엄의 등장은 표면적으로 3개 컨소시엄 구도를 4개 컨소시엄 구도로 바꿔놓았다.
그러나 새로 등장한 위성방송컨소시엄이 그동안 꾸준히 세를 축적해 온 3개 컨소시엄을 누르고 최종 승리자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오히려 뒤늦게 싸움판에 뛰어든 PP 위성방송컨소시엄 출범 의도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금까지 한국디지털위성방송(KDB)컨소시엄과 한국위성방송(KSB)컨소시엄, 한국글로벌샛(KGS)컨소시엄 등 3개 컨소시엄은 나름대로 명분과 실리를 얻기 위해 PP업체를 끌어들여왔다.
그 결과 KDB는 PP사업을 벌이고 있거나 준비중인 11개 업체와 신규PP로 활동할 예정인 34개 업체를 컨소시엄 멤버로 확보했으며 KSB와 KGS도 각각 16개와 13개 PP사업자를 자기세력으로 만들어 왔다.
그러나 이들 3개 컨소시엄이 거느리고 있는 PP들은 방송위원회로부터 사업권을 허가받은 44개 PP사업자의 일부에 불과할 뿐 전체 PP업계를 대변하고 있다고 볼 수는 없다.
반면 이번에 결성된 PP 중심의 위성방송컨소시엄은 각각 5개 채널을 확보하고 있는 MPP인 온미디어와 제일제당이 주축이 되고 있어 PP업계에 상당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세력이다.
이들이 3개 컨소시엄 중 어느 한 쪽으로 힘을 실어줄 경우 캐스팅 보트로서의 역할도 충분히 할 수 있기 때문이다.
PP 위성방송컨소시엄이 KDB·KSB·KGS 등 어느 한 컨소시엄과 손을 잡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볼 때 과연 누구와 손을 잡을 것인가가 최대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KDB컨소시엄에 참여한 PP들은 10여개 PP업체로 구성된 한국영상산업발전협의회(이하 영발협)가 주축을 이루고 있다.
영발협은 그동안 MPP 중심의 위성방송 참여에 강한 거부감을 보여왔다. 따라서 영발협을 끌어안고 있는 KDB 측이 MPP가 주축이 된 새로운 컨소시엄과 손잡게 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KDB는 PP 위성방송컨소시엄에 참여한 중앙방송·매일경제TV·넥스트미디어 등이 이미 KDB컨소시엄에 들어와 있기 때문에 이들의 중복참여는 원천무효라고 주장하는 등 적지않은 경계심을 나타내고 있다.
또 다른 시나리오로 PP 위성방송컨소시엄이 KSB와 손잡을 가능성을 점쳐본다면 3개 컨소시엄 가운데 가장 실현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KSB의 주요 주주 9개 업체 가운데 PP업체가 하나도 포함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또 KSB 측은 원 그랜드 컨소시엄 주주 구성으로 5개 군을 제시했을 때 이 가운데 하나로 PP군을 포함시키는 등 PP업체가 참여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 놓았
다.
현재까지 KSB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PP업체는 m.net·아리랑TV·Q채널·NTV 등 16개 업체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몇개 PP는 새로 출범한 위성방송컨소시엄의 일원이기도 하지만 KSB는 이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있다.
다음으로 KGS와 PP 위성방송컨소시엄이 결합할 가능성이다. KGS가 확보하고 있는 PP의 경우 대부분이 방송위원회의 허가를 받은 PP들이 아니라 군소 PP들로 이뤄져 있어 PP 위성방송컨소시엄과의 교류가 적어 하나로 합쳐질 수 있을지는 두고봐야 할 문제다.
위성방송사업자 선정작업이 막바지에 달한 시점에서 PP업체로 이뤄진 새로운 컨소시엄을 끌어들이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이 컨소시엄을 얻는 자와 얻지 못하는 자의 입장이 근소한 차이를 보인다 할지라도 그 근소한 차이가 승패를 결정지을 수 있기 때문이다.
<김병억기자 be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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