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소> (508) 벤처기업

코스닥 등록<18>

『식사를 마쳤으니 이제 자리를 옮겨 술을 한잔 하지. 자네하고도 오래간만이니 그냥 헤어지는 것은 섭섭한 일이고. 오늘밤에 달리 할 일이 있나?』

유 회장은 내가 빠져나가지 못하게 미리 쐐기를 박았다. 식사를 마친 후에 합작회사 주재 직원들을 만나 그간의 사업성과 보고를 듣기로 되어 있었다. 유 회장이 없었다면 그들 직원과 저녁식사를 할 예정이기도 하였다. 그러나 오래간 만에 만났다고 하면서 술자리를 청하는 것을 거절할 수 없어 나는 그를 따라 나섰다. 인색하기로 이름이 나 있는 그가 거금 30억원을 투자해서 나의 주식을 매입했다는 사실만으로도 나는 그를 괄시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 보면 그가 그만한 주식을 매입할 때는 반드시 이유가 있는 것이다. 작전을 할 생각임에 틀림없다. 주식시세를 놓고 작전을 벌이는 일은 때로 경영자에게 압박요인이 될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회사 전체를 뒤흔들 수 있는 요소가 있었다. 경제윤리를 모른 척한다고 하여도 경영자로서 반드시 이로운 것은 아니었다. 중요한 것은 작전세력이 목표를 달성하고 나서 그것을 처리하는 방법에 따라 양상이 달라지기 때문이었다.

그는 나를 데리고 다른 호텔로 갔다. 그가 묵고 있는 그 호텔에는 고급 룸살롱이 있었다. 룸살롱이라고 하지만 아직 중국에서 룸살롱을 허가해주지 않아 표면으로는 가라오케로 되어 있었다. 중국의 가라오케가 한국의 룸살롱 역할을 한 지는 오래였지만 이곳은 완벽한 룸살롱 형태였다. 유 회장이 들어서자 지배인은 반갑게 맞이했다. 유 회장은 그 동안 중국말을 많이 배웠는지 약간의 의사소통이 가능했다. 그는 지배인에게 무엇이라고 한동안 떠들었다. 지배인이 우리를 커다란 방으로 데리고 갔다. 그곳은 특(特)이라는 글씨가 쓰여 있었는데 가장 비싼 방이라고 하였다.

『방이 좀 크긴 합니다만, 여기가 왜 비쌉니까?』

『이 방은 VIP룸이지. 미리 예약을 해야지 차지할 수 있는데 이 방에 딸린 여자는 뛰어난 미희들이네. 그만큼 팁도 비싸지.』

또 여자를 밝히는 듯해서 나는 그에게 지난해 여행 중에 만난 묘족 아가씨를 잊었는가 묻고 싶었지만 모처럼 만나서 긁고 싶지 않아 입을 다물었다.

우리가 방에 가서 자리에 앉자 정장을 한 웨이터가 들어왔다. 웨이터는 주문을 받고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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