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반도체 업체>우리는 맞수(전공정장비)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동경엘렉트론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코리아 사장 이영일 = 동경엘렉트론코리아 사장 곽태균

「전세계 반도체 장비업계의 골리앗」

전세계 반도체 장비시장에서 수년간 부동의 1, 2위를 고수하고 있는 어플라이드머티리얼스와 동경일렉트론을 두고 하는 말이다. 두 회사는 반도체 제조용 장비사업 분야에서 동종 어느 업체도 넘볼 수 없는 철옹성을 다져 놓고 있다.

어플라이드머티리얼스와 동경일렉트론은 여러면에서 비슷한 점을 갖고 있다. 회사 연륜에서 동경일렉트론이 어플라이드머티리얼스보다 3년 앞선 1964년에 설립됐지만 모두 30여년의 전통을 갖고 있다. 생산품목도 반도체 제조의 핵심인 전(前)공정 중 대부분을 아우르고 있다.

성장과정에서도 두 회사는 세계 반도체산업을 주름잡고 있는 미국과 일본 반도체업체들의 발전과 궤를 같이해 오면서 각자 자국은 물론 세계적인 수위업체로 발돋움했다. 미국의 인텔·IBM, 한국의 삼성전자·현대전자, 일본의 NEC·도시바 등이 세계 반도체업계 선두를 달리게 된 데는 어느정도 이들 두 회사의 지원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두 회사가 오랜 기간 축적한 장비·공정기술력과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차세대 장비기술 개발에 투자를 아끼지 않은 것도 세계 수위의 위치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비결이다. 아울러 미국·일본 등 자국 시장에만 머물지 않고 일찍부터 세계화를 추진하면서 다국적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두 회사는 최근 세계 반도체 시장의 호조에 따른 결실도 고스란히 챙기고 있다. 반도체 장비분야에서만 걷어들이는 매출액은 웬만한 반도체 소자업체들이나 국내 대기업들이 명함도 내밀지 못할 정도다.

어플라이드머티리얼스는 2000년 회계연도(1999. 11∼2000. 10)에 전년 매출액(54억달러)을 크게 웃도는 90억달러라는 기록적인 매출을 달성할 전망이다. 동경일렉트론도 올해 전년 매출액(4407억엔)을 거뜬히 돌파한 6100억엔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1967년 직원 5명을 둔 반도체 가스 생산업체로 출발한 어플라이드머티리얼스 성장속도와 경쟁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세계 2위인 동경일렉트론보다도 두배 이상 많은 매출실적을 기록하는 등 당분간 독주체제를 굳혔다.

「기술혁신과 고객의 생산성 제고」를 기업이념으로 삼고 있는 어플라이드머티리얼스는 지난 99년에만 7억4000만달러를 연구개발비로 쏟아붓는 등 연평균 매출액의 15% 이상을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그 결과 지난 19년 동안 선보인 제품 종류만도 50개가 넘으며 반도체 제조용 증착, 식각, RTP, 화학기계적연마(CMP), 이온주입, 웨이퍼 검사 공정장비 등 각 장비부문에서 높은 시장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1977년 취임 이래 사령탑을 맡고 있는 제임스 모건 회장은 『기술 상용화와 혁신에 대한 혼신의 노력이 어플라이드머티리얼스가 부동의 선두로 달리는 가장 큰 요인』이라고 말했다.

어플라이드머티리얼스는 또 차세대 300㎜ 웨이퍼 공정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도 선도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다. 지난 97년 업계 최초로 300㎜ 웨이퍼 공정장비를 출시한 이후 최근 80가지 이상의 공정에 적용 가능한 21가지의 300㎜ 웨이퍼 제조용 상용 제품군들을 대거 소개했다.

이영일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코리아(AMK) 사장은 『국내 반도체업체들이 앞으로 300㎜ 웨이퍼 공정과 0.13미크론 이하 회로선폭의 칩 디자인 도입, 구리나 저유전물질 적용 등 차세대 공정기술을 도입하는 데 적극 협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동경일렉트론의 대응도 만만치 않다.

해마다 매출액의 10%를 기술개발에 투자하는 동경일렉트론은 확산로, 트랙장치, 웨트 스테이션, 식각장치, 메탈화학증착(CVD)장치, 프로브시스템 등의 생산에 주력, 연평균 15∼20%의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전세계 반도체 전공정장비 시장에서 16%(한국시장 11%)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으며, 반도체 사진공정의 감광제 도포·현상장비 및 확산로 분야에서는 세계시장의 50%를 점유하고 있다.

차세대 반도체 공정에 대비해 동경일렉트론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300㎜ 웨이퍼 공정을 겨냥해 디퓨전시스템, 트랙장치, 웨이퍼 프로버 등의 자동화 장비개발을 끝내고 내년초부터 양산라인에 본격 투입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현재 한국의 반도체업체와 300㎜ 웨이퍼 공정장비를 중심으로 기술협력을 진행중이다.

곽태균 동경엘렉트론(TEL)코리아 사장은 『현재 0.13미크론 회로선폭의 소자를 위한 장비 개발을 끝낸 데 이어 0.10미크론 디자인용 장비 개발을 진행중』이라며 『아울러 디자인 룰의 축소에 따라 물질 변경이 예상되는 메탈 CVD, SOD 코터, 식각장치 부문 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의 반도체업체들이 짧은 기간에 세계 최고 수준의 D램을 생산하게 된 데는 AMK와 동경엘렉트론코리아의 역할과 기여가 컸다.

전세계 13개국에 70여개 판매·서비스망을 구축한 어플라이드머티리얼스는 지난 89년에는 한국 현지법인인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코리아를 반도체 장비업체들의 메카인 충남 천안에 설립했다.

동경일렉트론도 90년대에 들어서면서부터 「글로벌 로케이션」 전략을 추진하면서 93년 동경엘렉트론코리아를 설립한 데 이어, 지난 98년에 용인시 수지읍에 대지 1500평 규모의 기술교육센터와 웨이퍼 프로버 생산공장을 갖췄다.

AMK와 TEL코리아는 신속한 고객지원을 목적으로 수원·기흥·이천·천안·청주·부천은 물론 미국 오스틴·유진 등 국내 반도체업체들의 생산현장 가까이에 사무소를 운영하면서 밀착지원을 하고 있다. 아울러 고객기술교육센터 등을 마련해 반도체업계 엔지니어들에 대한 장비교육·훈련 및 차세대 소자공정에 대한 공동 기술협력을 진행하는 등 국내 반도체시장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온기홍기자 kho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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