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등록<5>
유 회장이 작전세력을 만들자고 제의한 것을 내가 거절하자 그는 매우 민망한 표정을 짓다가 돌아갔다. 그러면서 그는 자신의 속을 드러낸 듯해서인지 웃으면서 말했다.
『최 사장은 너무 고지식하단 말이야. 상당히 바람직한 기업철학이지만 그런 고지식함으로 돈을 번다는 것은 기상천외한 일이지. 신기하구먼.』
기업윤리를 지키는 것을 왜 신기하다고 하는지 알 수 없었다. 코스닥 등록주식 규모가 적기 때문에 대주주인 경영자와 결탁하지 않고는 작전이 먹혀 들지 않는다고 했지만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니었다. 대주주라고 하지만 일정한 기간 동안 경영자는 주식을 함부로 팔 수 없도록 돼 있고 일정한 기간이 지나도 경영자 입장에서는 최소한의 주식보유를 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함부로 내놓을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것은 종가 관리를 한다고 하지만 그것이 작전이라는 것을 파악하지 못할 경우도 있다.
그래서 나는 종가 관리를 위해 다른 기관 투자가들이 합심해 작전을 펼칠 경우에 대비해서 작전세력의 실체를 파악해 놓기로 했다.
코스닥에 등록하기에 앞서 기관 투자가들을 모아놓고 사업 설명회를 여러 차례 가진 일이 있었다. 그때 뜻밖에도 외국인 투자가들이 상당수 참여한 것을 알았다. 그 중에 한 팀은 중국의 만토집단 류 총재가 보낸 사람이었다.
최근에 들어와서 외국인 투자가들에 대한 투자한도 제한이 사라지자 외국인 투자가 많았다. 외국인 투자가들이 관심을 갖는 것 역시 호재였고 기업체로 볼 때는 유리한 입장이었다. 그래서 작전세력에서는 외국인으로 위장해서 주식을 매입하기도 하였다. 외국인들은 외국계 증권사를 통해 거래를 하는데 그곳을 통한 것은 외국투자 종목으로 기록된다. 외국인 투자 상위종목으로 기록이 되면 국내 일반 투자가들의 시선을 잡을 수도 있는 것이다.
작전세력의 개입에서 중요한 것은 급격한 거래량의 폭주다. 시세가 올라가는 것도 아닌데 거래량이 올라가는 것은 작전세력이 물량을 확보하는 일명 세팅하는 일인데 이럴 때는 조심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거래가 일부 증권사에 집중되거나 유통 주식이 적으면서 지분이 대주주에게 집중된 것, 허위주문 징후가 있는 것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작전세력은 주가를 높일 경우 매수세가 높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매수 잔량을 쌓아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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