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소설> (488) 벤처기업

러시아의 마피아<28>

여자의 유방이 나의 등뒤에서 압박해 왔다. 배가 흔들리자 어지러웠다. 샤워의 물길 속에서 우리는 포옹했다. 그리고 강한 욕정이 치솟아서 우리는 또 다시 정사를 벌였다.

아침이 되자 배는 수상별장으로 돌아와 있었다. 아침 식사는 배에서 내려 별장으로 들어가 먹었다.

『어제 밤에 최 사장이 주조해서 마셨던 폭탄주라는 거 대단합디다. 마실 때는 몰랐는데 나중에 취하는 것이 아주 독특한 경험을 하였습니다. 더구나 우리 케나리아냐도 오래간 만에 만취가 되어서 행복했던 것 같았습니다. 그 덕분에 우리는 어제 밤에 아주 행복한 밤을 보낼 수 있었지요.』

아침 식사를 하면서 알렉세이비치가 말했다. 그 말을 듣자 옆에 있던 케나리아냐가 수줍게 웃으면서 얼굴을 붉혔다. 행복한 밤을 보냈다는 그의 말이 무슨 뜻인지는 알 수 있었지만 정상적인 관계가 아닌 경우였기 때문에 나는 매우 어색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정상이 아닌 관계란 알렉세이비치만이 아닐 것이다. 엄밀하게 따져 나도 마찬가지였다.

아침 식사를 마친 우리는 골프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눈은 치웠으나 날씨는 싸늘했다. 겨울 골프는 제대로의 기량이 나오지 않았다. 더구나 호수쪽에서 불어오는 칼날 같은 바람에 공이 날렸다. 보통 보기 플레이를 하는 나도 그날 따라 성적이 나빴다. 알렉세이비치는 싱글의 실력이었으나 90타를 넘겼고 여자들은 더욱 부진했다.

보덴호수 별장에서 사흘을 보내고 모스크바로 돌아왔다. 나는 곧 서울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귀국을 하루 앞두고 알렉세이비치가 나를 만나기를 원했다. 나는 소비에트 광장 길가에 있는 알렉세이비치 사무실로 갔다. 그와 마주 앉자 그는 도표가 있는 모조지 크기의 용지를 펴면서 나에게 말했다.

『최 사장이 나를 도와주기를 바랍니다. 이 도표는 지금 러시아에서 거래되고 있는 술 유통관계 코드입니다. 보드카 유통은 전국망을 가지고 있지만 유통이 잘 되지 않아요. 술은 최근에 유럽 등지로 수출도 활발해지고 있지요. 앞으로는 한국에도 수출할까 합니다. 우리가 알아본 바로는 한국은 양주수입이 세계에서 4위라고 하더군요. 한국 역시 술을 좋아하는 나라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보덴호수 별장에서 최 사장이 폭탄주를 만들어 돌리는 것을 보면 실감할 수 있지요. 한국의 보드카 무역은 최 사장이 맡으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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