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소설> (478) 벤처기업

러시아의 마피아<18>

『알렉세이비치가 스위스 호숫가에 1억달러가 넘는 호화별장을 가지고 있다고 했지요? 그 자도 아마 당시 외화를 빼돌리는 역할을 실무 담당한 자로서 수십 억달러, 수백 억달러를 빼돌리면서 떡고물로 일이억달러 챙긴 것은 당연하지 않겠오? 이 사람들은 돈을 쓸 줄 모르지. 더구나 러시아에서는 돈을 쓸 데가 없는 거야. 그러니 스위스 같은 곳에 1억달러가 넘는 별장을 소유하는 것이지. 아마도 부동산 투자한다고 생각한 것이겠지. 돈은 없어지지만 그곳의 농장이나 땅은 없어지지 않으며 국제적으로 간섭할 사람도 없을테니까.』

『그렇다면 러시아 정부에서는 이들을 보고만 있는 것입니까?』

『러시아 정부라고? 그들에게는 실례되는 말이지만 오늘날 새로 생긴 기득권 세력이라고 해서 과거와 무관하고 순수하게 결백한 자가 얼마나 되겠오? 그 차이는 있겠지만 검은 돈을 먹지 않은 권력자가 얼마나 될 것이며 마피아와 관계를 맺지 않은 자가 얼마나 있겠오? 더구나 알렉세이비치 같이 현재도 권력층과 함께 일을 하고 있는 자는 신분을 보증받고 있지. 극소수의 일부 인사들이 망명을 하고, 독식하거나 기득권 세력이 나누어 먹자고 하는 것을 거절하고 버티다가 암살당하지. 그런 거부 일부가 미국으로 망명한 사람도 여러 명 있지. 그들은 미국에 은행을 세우고 증권사를 세우고 무역업을 하오. 그들의 재산은 보통 10억달러 이상이오.』

나는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구 소련시절에 사회적 불평등 요인은 공산주의를 실천하는 과정에서 생긴 권력의 유지 때문에 새로운 특권 계급이 형성된 것에서 비롯되었다고는 하지만 공산주의가 몰락한 오늘날의 시점에서도 러시아는 불평등 사회가 되어 있었다.

다시 이야기는 돌아가서 보덴호의 별장으로 가자. 이 호수별장에는 알렉세이비치의 전용 유람선이 있었는데 천톤 규모의 배에 백여명이 파티를 열 수 있었고 그 안에 수십 명이 잘 수 있는 침소가 있었다. 나 한 사람만을 초대했는데 그 배를 띄웠다. 석양이 지는 보덴 호는 그림처럼 아름다웠고 알렉세이비치 부부와 나만을 위해서 십여 명의 종업원들이 시중을 들었다.

알렉세이비치가 나를 환대하는 것은 중요한 비즈니스를 협의하려는 것이 아닌 단순히 자기의 부를 자랑하려는 것으로 보였다. 어쩌면 그 두 가지 모두 해당할지도 모를 일이었다. 저녁식사를 하면서 그는 나에게 은밀하게 말했다.

『최 사장, 우리 여자장사를 한번 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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