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시장이 지난 3월말 개장된 지 4개월만에 100개사가 거래되는 괄목할 만한 성장을 했다. 연말이면 200개사가 거래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말레이시아에는 코스닥과 같은 성격의 신시장 「메스닥」을 개설한 지 2년이 되었는데도 정작 거래회사가 1개에 그치고 있고 이달말에나 2개사가 추가될 것이라고 한다. 90년대 후반 이후 여러나라에서 신시장을 개설했으나 거래기업이 100개를 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또 이같이 빠른 속도로 늘어난 예가 없다.
한편 제3시장의 거래동향을 보면 명암이 엇갈린다. 개장 초 최고 하루 6600억원이 거래되기도 했으나 전체 평균은 10억원으로 거래가 부진하다. 그러나 코스닥도 2년 전에는 거래총액이 하루 18억원에 그친 날도 있었다. 외국인이나 기관의 참여가 거의 없고 개인투자자 만의 시장이며 하루에 2∼3배가 뛰기도 하고 반토막이 나기도 한다. 그러나 거래형성이 82%나 된다는 것은 모든 거래종목이 투자자의 관심권안에 있다는 뜻에서 의미가 있다.
제3시장은 비상장, 비등록 장외주식의 거래를 제도화하고 코스닥시장에서와 같이 공시, 불공정 거래감시기능을 통해 투자자를 보호할 수 있도록 하였다. 당초는 코스닥 및 거래소시장의 퇴역시장으로 무게를 두었으나 시장에서는 코스닥 예비군시장으로 커나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제3시장의 경우 거래부진 등 몇가지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이나 장기전망은 밝다. 우선 코스닥시장보다 벤처기업 비중이 크다. 거래되고 있는 100사중 45사가 벤처기업이다. 벤처지정사유면에서도 기술평가우수, 신기술개발 요건을 충족한 회사가 대부분이며 벤처캐피털투자로 벤처로 지정받은 경우는 20%에 그치고 있다. 업력이 대부분 3년 미만이며 자본금이 평균 30억원 수준이다. 비제조업이 71%를 구성하고 있으며 정보처리, 컴퓨터운용, 영상, 음향, 통신장비, 오락 등 지식기반 신기술 산업영역이 대부분이다. 어떤 의미로는 제3시장이 코스닥시장을 앞선 진정한 지식기반 벤처기업 중심시장이라 할 수 있다.
제3시장에서 시장개설 이래 12개 기업이 유상증자로 539억원의 자금을 조달하였다. 유상증자가액은 벤처기업의 경우 평균 액면가의 14배 수준에 이르고 있어 시장에서 이들 기업의 기술력이나 성장성을 인정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제3시장은 앞으로 우리나라 벤처기업, 좁게는 정보통신산업의 발전과 궤를 같이하여 커나갈 것이다. 닷컴기업들이 위기를 맞고 있다는 지금도 한 달에 대략 4000개의 기업이 새로 생기고 있으며 400개의 벤처가 탄생하고 있다. 우리나라만큼 빠른 속도로 경제 전체가 디지털화되고 있는 예가 없다. 2800만명의 휴대폰사용자, 1500만명의 인터넷사용인구, 코스닥시장 사이버거래비중이 70%를 넘고 있다는 것 하나하나가 우리의 국민적 역동성과 디지털경제 적응력을 나타내고 있다.
실제 인터넷쇼핑, 인터넷방송과 신문, 인터넷교육 등 인터넷이 생활속으로 빠른 속도로 파고 들고 있으며 기업의 경우에도 구매, 생산, 판매, 고객관리 등을 인터넷, 컴퓨터를 통해 효율을 높여가고 있다. 이미 우리경제에서 GDP의 21%가 정보통신에서 이뤄지고 있으며 그 비중은 앞으로 급속하게 늘게 될 것이다. 코스닥이나 특히 진정한 벤처시장인 제3시장이 장기적으로 클 수밖에 없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그렇다고 제3시장에 문제가 없다는 것은 아니다. 현행의 상대매매방식, 기존시장과의 과세상 불균형문제, 공시 및 불공정거래와 관련된 문제 등 앞으로 기업, 투자자 중심으로 개선되어야 할 것도 많다.
앞으로 제3시장이 우량기업군을 바탕으로 당초의 개설취지에 맞추어 코스닥예비군시장으로, 또 보다 자유로운 전문가시장으로 커나가도록 최선을 다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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