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소설> (458) 벤처기업

해외 진출<48>

『나에게 왔다면 사장님에게도 왔겠죠, 뭐. 일종의 서비스라고 생각하고 받아들였는데, 여자 참 기가 막히더군요. 마누라에게서는 꿈도 못 꿀 일이고, 다른 여자들도 더러 취해 보았지만, 상대가 안 되더군요.』

『대관절 왜 그래? 여자와 잤단 말이야?』

『사장님은 아닌가요?』

『별 일 아니지만, 우리는 적진에 왔어. 적과의 동침은 필요할 때 해야 하는 거야. 난 돌려보냈어.』

윤 실장은 계면쩍은 표정을 지으면서 말했다.

『저도 돌려보냈어야 했는데 미안합니다.』

『아니, 괜찮아. 지나간 일인데. 더 이상 신경쓰지 마. 그건 그렇고, 자네 표정을 보니 굉장했나 보군?』

『뭐, 너무 정열적이라서 코피가 터질 지경이었습니다. 콜걸은 아닌 듯했어요. 남자에게 굶주린 러시아 과부가 아니었나 합니다.』

『그건 자네 좋을 대로 생각하게.』

나는 세수를 하고 외출복을 입었다. 윤 실장과 함께 아침식사를 하러 로비로 내려갔다. 그곳에 나타리야가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를 보자 문득 지난밤의 일이 떠올랐다. 만약 그때 방문에 와서 노크한 여자가 이 여자였다고 하면 나는 돌려보냈을까. 그것은 알 수 없는 일이었다. 돌려보내기 어려울 만큼 아름다운 여자였다. 여자가 아름답다는 것은 최대의 축복인지도 모를 일이다.

『편히 쉬셨나요?』

여자가 나에게 물었다. 나타리야는 내가 과학정보위원회에서 보낸 여자와 잔 것으로 알고 있는 것일까. 그런 눈치가 보여서 나는 안 잤다고 변명을 하고 싶었다. 그러나 그런 말을 섣불리 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아침식사는 무엇으로 하시겠습니까? 이 호텔에는 일식요리도 있습니다.』

『한식요리는 없습니까?』

나는 일식요리도 좋아했지만 자존심 때문에 반문했다.

『아직은 없습니다.』

나타리야가 계면쩍게 웃으면서 대답했다. 우리는 양식 뷔페식당으로 들어가면서 여자에게 말했다.

『나타리야도 아침식사를 하지 않았으면 같이 합시다.』

『아닙니다. 나는 먹고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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