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사이버아파트발전방안 …

한국통신(주) 장재덕 부장 jdchang@kocom.co.kr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는 그의 저서 「미래로 가는 길(The Load Ahead)」에서 집은 우주의 중심이라고 표현했다. 인터넷 환경 위의 집은 그야말로 우주의 한 공간이고 생활의 중심이다.

우리나라에서 지금 일고 있는 인터넷 붐은 지금 전세계에서도 아주 보기 드문 열기에 휩싸여 있을 뿐 아니라 그 기술의 기반을 이루는 디지털기술은 우리 젊은이들에게 단군이래 사회 참여의 아주 긍정적인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그 중의 한 분야가 인터넷 환경 위의 소위 「사이버 아파트」라 불리는 집단주택의 네트워크 및 정보제공 산업이다.

사이버 아파트 시스템 사업은 단지내 초고속 정보네트워크를 시설해 아파트 입주자에게 편리하고 즐거운 생활정보를 제공, 인터넷으로 사이버 커뮤니티를 형성해 홈시큐리티와 e커머스 사업을 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러한 환경을 구축하는 데는 비용이 든다. 시스템이 네트워크 기반 위에서 기능을 수행함으로써 그 사업담당 영역이 모호해지고 있으며 건설회사와 정보제공사업자 그리고 구내 네트워크업자 사이에 누가 비용을 부담해야 할지 혼돈스러워지기 시작했다.

이제 「나홀로」 형태로 작동되는 기기는 사라지고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해 작동함으로써 그 기기가 갖는 원가와는 달리 우리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될 것이다. 이는 네트워크의 인프라 환경을 바탕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가 고급정보 서비스를 함으로써 그 비용을 부담하고도 이익을 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원가 부담은 궁극적으로는 수혜자 부담(예를 들면 광고를 보는 시간의 투입이나 전자쇼핑·경매 참여 등)이지만 사업 초기의 투자는 사업자에 큰 부담이 된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정보 수혜자는 적절한 비용을 치러야 고급 품질의 정보를 향유할 수 있다는 사고로 이 시스템을 이용해야 하며 그런 정보원을 선택해야 한다. 또 건설회사 역시 분양을 원활히 하기 위한 목적에만 연연해 하지 말고 건축한 아파트를 가지고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사업에 참여함으로써 정보 서비스를 통해 이익을 얻는다는 장기적 관점에서 적절한 비용 부담을 해야 한다.

현실적으로 자유경쟁원리에 의해 사이버 아파트 시스템 사업도 누가 경쟁력 있는 가격과 소비자 지향적인 콘텐츠를 가지고 서비스해 소비자를 감동시키며 또 편리한 생활 속의 인터넷으로 자리잡느냐에 승패가 달려 있다.

그러나 사이버 아파트 시스템 사업은 민간업자가 사회간접자본에 투자하는 성격이 있는 만큼 정부에서도 지식과 정보에 따른 부의 편중 현상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인프라 구축에 드는 초기 투자비용을 과감하게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는 단순히 비즈니스 경쟁 논리에만 두어 방치할 것이 아니라 부의 편중을 사전에 방지하는 좋은 정책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보 접근이 용이한 자는 고급주택에서 고급정보를 이용해 더 많은 부를 축적할 수 있으나 생활에 급급한 서민은 고급정보에 대한 접근의 기회조차 부여받지 못해 부의 편중을 심화시킬 수 있다.

모든 국민이 디지털시대에 정보를 이용하는 데 있어 방해를 받지 않도록 하는 사회적 환경을 정부에서도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 그리고 이제 서서히 일기 시작한 사이버 아파트 시스템 사업에 필요한 각종 법령이나 규정의 표준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즉 기술적 환경에 적합하도록 개정돼야 할 것이다. 구체적으로 주 통신실의 크기, 통신 공동구, 아파트동 중간 단자함의 전원설비, 개별 동의 케이블 비트 등 각종 표준이 규정돼야 한다.

사이버 아파트는 단순한 사업의 범위를 넘어서는 사이버 공간이며 그 공간 속에는 현재 우리가 생활하는 모든 개념의 또 다른 형태의 생활공간이 존재한다. 그곳에는 병원·법률사무소·학원·학교·동사무소·세무서 등이 있다. 모든 것이 이 공간에 있으며 인터넷은 이제 생활이다. 이 생활 인터넷에 사이버 아파트 시스템이 한 몫을 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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