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속 인터넷 장비업체, 수익문제와 출혈경쟁으로 고심

비대칭디지털가입자회선(ADSL) 장치·케이블모뎀(CM) 등 초고속 인터넷 대중화를 이끄는 가입자 장비 제조업체가 출혈경쟁에 따른 수익성 저하로 시름하고 있다.

특히 CM 업계의 경우 외산 수입업체가 적자를 불사하는 가격공세를 펼치면서 국산 제조업체의 존립 기반을 크게 흔들고 있다. 수입업체는 그 동안 모토로라·컴21·스리콤·테라욘 등으로부터 CM을 들여와 평균 30만∼40만원대에 공급해 왔으나 최근 20만원대까지 가격을 인하, 국내 시장을 빠르게 잠식해 나가고 있다.

◇ADSL=최근 현대전자와 삼성전자는 한국통신에 ADSL 사업자 장비와 가입자 모뎀을 공급하면서 각각 100억원의 적자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약 8만 회선분의 ADSL 장비를 공급중인 현대전자의 한 관계자는 『회선당 40만원인 공급가격으로 대부분의 장비업체가 적자를 볼 수밖에 없는 데다 ADSL 수요 폭증에 따라 부품 구득난에 봉착, 납기를 맞추기 위해 현물시장에서 부품을 구매할 수밖에 없어 적자폭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약 15만 회선분을 공급키로 한 삼성전자도 100억원 이상의 적자를 감수해야 할 판이다. 특히 지난달 말까지 납품을 완료하기로 했던 현대전자는 공급 차질로 지체산금을 내고 있어 수익구조가 더욱 나빠지고 있다. 10일까지 1차 납품을 해야 하는 삼성전자·청호컴퓨터·성미전자 등도 공급일정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들 또한 지체산금을 내고 있는 현대전자와 비슷한 입장에 처할 것으로 보인다.

◇CM=최근 데이콤은 케이블TV망을 이용한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위해 CM 구매를 본격화, 뉴씨앤씨(컴21 CM 수입)·LG상사(아스키 CM 수입)·시스웨이브 등으로부터 2만여대를 공급받기로 했다. 그런데 관련 3사가 모두 공급가격을 수익 창출이 어려운 20만7000원에 계약함으로써 적자를 예상케 하고 있다. 이 같은 과열경쟁은 두루넷·하나로통신·드림라인 등 주요 케이블 인터넷 사업자에 대한 장비공급권 수주경쟁에서도 비슷하게 전개되는 양상이다.

올해 국내 CM 수요는 지난해보다 10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업체간 가격경쟁이 더욱 심해지는 추세여서 전반적인 CM 시장의 수익성 저하를 초래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특히 외산장비를 수입 공급하는 업체가 환율·통관 비용·LC 이자 등 제반경비의 부담까지 감내해야 함에도 불구, 시장선점을 위한 저가전략을 고수함에 따라 국산 CM 제조업체가 경쟁에서 밀리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부분의 CM 수입공급업체는 사후관리·유지능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외산 CM의 저가공세로 국내 시장이 잠식당한 후에는 그만큼 국내 CM 산업의 입지가 약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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