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어린이 정보화 교육

새로운 세기의 첫 어린이날이다. 오늘도 각계 각층에서 어린이들을 위해 준비한 다채로운 행사가 벌어지지만 예년과 크게 다르지 않는 일회성 행사가 대부분이다. 최근 지나간 과학의 날에 관련 부처에서 관심을 가질 만한 정책을 내놓은 것과 비교된다. 이제는 미래의 주역인 어린이들을 위한 날에 일회성 행사 외에도 장기적인 정책이 몇 개쯤 나와야 할 것이다. 특히 변화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정보화시대에 걸맞은 인재육성 기반 마련이라는 면에서 더욱 절실하다고 하겠다.

정규 교육이 시작되는 초등학교 교육의 경우 그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새로운 시대에 대한 대비가 이 교육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초등교육은 인간성 회복 등 도덕적인 면이 당연히 강조돼야 한다. 그러나 변화에 적응하고 새로운 것들을 일궈낼 수 있는 창의력을 가질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이 필요하다. 인터넷과 정보통신이 세상을 지배한다면 이를 지배할 인재육성은 초등학교 교육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

교육이 미래에 대한 투자라는 점 때문에 백년대계라고 말하는 것은 당연하다. 정보화사회의 심화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면 이에 걸맞은 교육을 실시할 수 있는 투자가 필요하다. 네트워크상에서 영어가 공용화돼 있다면 조기 영어교육 기반을 도입해야 하며 어린이들이 인터넷 등 네트워크 상에서 필요한 정보를 얻는 것이 빠르고 편하다면 이를 위한 지원이 확대돼야 한다. 또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가치관이 변화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면 어린이들을 올바로 이끌 수 있는 윤리적인 교육방안도 마련돼야 한다.

그 동안의 정보화사회 인프라는 당장 이를 사용해 생산적인 일에 나설 수 있는 성인들을 대상으로 만들어져 왔다. 이 때문에 네트워크 접속에 어린이들도 성인들과 같은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문제점도 안고 있다. 또 학생들, 특히 어린이들을 위한 콘텐츠 개발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이들의 정서를 해칠 수 있는 성인용 사이트나 음란 사이트에 대한 방비도 아직 허술하다는 지적도 면치 못하고 있다. 지금 우리가 얻고 있는 인터넷 강국이라는 명성에 그다지 걸맞지 않는 현실이다.

외형적인 정보화사회의 기반은 전국을 거미줄처럼 엮어 내는 초고속 정보통신망 등 네트워크 구축에 있다고 하겠다. 그러나 이보다 중요한 것이 인적 기반이다. 이 인적 기반을 탄탄히 하는 데는 더욱 계획적이고 다각적이며 근본적인 노력이 요구된다. 어린이 교육 정보화는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 가둬놓기에는 그 범위가 너무 큰 것이다.

어린이 교육 정보화는 단순히 PC를 다루고 네트워크에 연결할 수 있는 능력 배양만으로는 부족하다. 게임 등 엔터테인먼트 뿐만 아니라 학습과 취미 등 포괄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어 자연스럽게 동화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야 한다. 기존의 우리가 필요에 의해 정보화 관련 지식을 쌓아 나가고 있다면 어린이들은 교육적 태생이 정보화가 될 수 있게 해야 한다. 이 때문에 정부의 정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부는 어린이 정보화 기반을 더 이상 일반 기업에 맡겨서는 안될 것이다. 기기 보급이나 PC교육이 주가되고 있는 학교 정보화 외에도 어린이를 포함한 교육 정보화를 위한 구체적인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네트워크 접속 요금을 무료로할 수 있도록 서비스 사업자들을 지원하거나 공익단체를 설립해 교과 내용을 포함한 교과 과정 전반을 지원할 수 있는 콘텐츠를 개발토록 하는 방안 등도 적극 검토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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