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경제시대의 특징은 한마디로 불확실성과 복잡성이 갈수록 증폭된다는 점에 있다. 「Sense & Respond」는 이런 상황에서 고객의 요구를 신속하게 감지(Sense)해 이를 토대로 의미있는 지식을 창조(Interpret)함으로써 시장요구에 적극 대응(Respond)해야 한다는 신경영 이론이다. 기존의 「Make & Sell」방식을 정면으로 뒤집는 이론으로서 90년대 초 버클리대의 라시 글레이저 교수에 의해 처음 주창됐다.
「Make & Sell」방식은 경영환경의 예측을 통해 전략과 예산을 수립(Make)해서 이를 토대로 비즈니스를 수행(Sell)하는 전형적인 기업경영 스타일. 따라서 이를 따르는 기업들의 조직은 십중팔구 피라미드식 기능적 계층구조를 갖기 마련이다.
그러나 불확실성이 증폭되는 오늘날의 경영환경은 예측에 기반한 전략의 수립과 실행이 별로 의미가 없어졌다. 대신 신속성과 유연성의 확보, 창의성과 지식창조의 촉진, 그리고 이 두 가지를 뒷받침하는 강력한 추진력(Impowerment)만이 필요하게 된 것이다. 한마디로 「Sense & Respond」는 기업들이 이제는 예측에 의존하지 않는 시나리오 플래닝과 옵션개발 등을 통해 시장변화에 신속하고 유연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Sense & Respond」의 특징은 단순화되고 수평화된 조직의 형태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불확실성에 신속하고 적절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모듈단위의 지식공동체 조직이 필요한 것이다. 일부 대기업에서 전체 조직을 소사업단위의 벤처형으로 개편하려는 움직임도 「Sense & Respond」 이론에 맞닿아 있다고 하겠다.
<논설위원 jsu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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