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고객을 바라보는 관점은 시대에 따라 변하였다. 산업사회에서는 고객을 타깃 즉, 상품을 팔기 위한 대상 정도로 여겼다. 그러나 경쟁이 심화되면서 기업의 독점적 지위가 위협받게 되자 기업들은 고객을 파트너(Partner)로 보기 시작했다.
국내에서 지난 80년대 이후부터 불기 시작한 「고객은 왕이다」라는 캐치프레이즈는 기업 마케팅의 주요 화두가 되었다. 그러나 여기에도 맹점이 있었다. 이는 기업에서 바라본 일방적인 의사 전달 표현방법일 뿐이다.
일방적인 한쪽의 사랑이나 봉사는 상대방이 인식하기에는 많은 시간과 노력, 비용이 필요하다. 특히 기업과 소비자간의 관계에 있어서 기업은 당연히 소비자에게 맹종해야 하는 것으로 잘못 오해하는 일이 빈번해졌다.
이러한 행태는 최근들어 인터넷 비즈니스에서도 확연히 드러나고 있다. 기업들은 회원모집과 관리를 위해 많은 비용을 쏟아부었지만 결과는 별로 신통치 않았다. 무료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받아온 회원이 상품구매는 다른 사이트에서 하는 등 회원들의 소속감이나 충성도는 기업의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우선 기업의 잘못이 크다. 기업이 장기적인 마케팅 전략을 세우지 못하고, 우선 성과에 급급한 마케팅 활동을 폈기 때문이다. 이는 커뮤니티 비즈니스인 인터넷 비즈니스를 십분 이해하지 못하고 함부로 접근했던 결과라 할 수 있다.
이제 고객을 바라보는 관점이 단순한 파트너로서가 아닌 패밀리(Family)로의 전환이 필요하며, 고객들에게 이의 중요성과 당위성을 알리는 것이 마케팅의 주요 목표여야 할 것이다. 기업이 건전하지 못하면 그 피해는 고객들에게 고스란히 가기 때문이다.
패밀리란 무엇인가. 망해도 같이 망하고, 흥해도 같이 흥하는 사이, 슬픔과 기쁨을 같이 나누는 사이, 어려움이 있을 때 서로 양보하고 이해하고 도와주는 사이가 바로 패밀리라 할 수 있다.
향후 인터넷 비즈니스 기업들은 고객들에게 장기적인 비전을 제시하고, 그들을 패밀리로 맞아들여야 한다. 이를 위한 커뮤니티를 결성하는 것. 이것이 바로 기업들의 우선 과제다.
이러한 과제가 해결되고, 좀 더 심도 있는 고객대응 방안을 고려해 기업을 운영한다면 인터넷 벤처들의 거품논쟁이 점차 사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박항준 레스컴닷컴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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