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카텔 국내 ADSL 위상 흔들려

비대칭디지털가입자회선(ADSL) 종주기업인 알카텔이 올해 이 분야 세계 최대 시장으로 떠오른 국내 시장에서 흔들리고 있다.

예선에서는 승리를 거뒀지만 막상 본선에서는 후발 경쟁업체들에 추월당하고 있는 것.

지난해만 해도 알카텔코리아(대표 김만철)는 하나로통신과 한국통신이 발주한 ADSL입찰을 모두 따내 국내 시장을 석권했다. 그러나 정작 한국통신과 하나로통신이 대량 발주에 나선 올해에는 후발업체들에 크게 뒤처져 예선에서 너무 힘을 뺀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실제로 한국통신이 올해 발주한 50만대분의 ADSL모뎀, 사업자장비인 DSLAM부문은 알카텔이 제외된 채 현대전자·삼성전자·시스코시스템스·루슨트테크놀로지스 등에 골고루 분배됐다. 다만 알카텔은 ADSL신호를 인터넷망에 연결시켜주는 광대역 원격접속서버(BRAS)를 모두 수주, 체면을 세운 상태.

하나로통신쪽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단말기와 DSLAM을 따로 발주하는 하나로통신의 경우 알카텔이 DSLAM부문을 지난해 하반기까지 독식해왔지만 루슨트가 작년말 자사의 광가입자 장비 형태의 DSLAM인 애니미디어 공급에 이어 최근에는 순수 DSLAM장비인 스팅거까지 공급키로 해 알카텔 독주에 제동을 걸었다.

게다가 알카텔이 국내 ADSL시장에서 최근까지 절대우위를 유지하고 있는 광대역 원격접속서버장비도 시장을 낙관할 수 없는 처지다. 광대역 원격접속서버 전문업체인 유니스피어솔루션스가 지난달 국내 법인을 정식으로 발족, 영업에 나선 데 이어 또 다른 경쟁업체인 레드백네트웍스가 최근 지사를 설립했다. 레드백네트웍스는 국내 최대 네트워크 통합업체인 쌍용정보통신을 통해 국내영업을 착수했으며 포트밀집도, 다양한 신호 수용 등 성능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사실상 올해 통신장비업체들의 매출이 ADSL사업결과에 크게 좌우된다는 점에서 징크스로까지 표현되고 있는 유럽 통신장비업체들의 국내 사업 부진이 알카텔에도 적용될지 주목하고 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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