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시대 출판계에 닥칠 가장 큰 변화는 전자책(e-book)의 출현이다. 기획에서부터 출판·유통 등 출판의 전분야에 걸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올 전자책의 파장은 가히 혁명적이라 할 수 있다.
다소 뒤늦은 감이 있지만 우리 출판계에도 이같은 변화에 대비하는 움직임들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국내에서는 초록배카툰즈(대표 배성비)가 「바로북(http://www.barobook.co.kr)」이라는 이름으로 인터넷을 통한 전자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을 비롯해 「YES24」 「리얼북」 「온북」과 같은 온라인 전자책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이문열·구효서·이인화씨 등 인기 작가들의 소설이 전자책 형태로 출판되는 등 확대 일로에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국립중앙도서관이 최근 「e-book의 현재와 미래 그리고 도서관」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해 관심을 모았다. 지난 21일 국립중앙도서관 대강당에서 출판계 및 도서관 관계자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된 이번 세미나에서는 도서출판 김영사의 박은주 사장(디지털 출판과 전자책), KAIST의 고기형 교수(도서관과 e-book) 등이 전자책과 관련한 주제발표를 했으며 이북솔루션스(ebook Solutions, Inc.)의 개발팀장 황덕창씨가 전자책 솔루션 시연회를 진행했다.
국립중앙도서관은 이 세미나 개최를 계기로 도서관을 찾는 이용자들의 전자책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5월 31일까지 도서관 1층 정보봉사실에 전용 이용공간을 마련하고 전자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디지털 출판과 전자책
도서출판 김영사의 박은주 사장은 전자책과 종이책의 현재 위치를 비교 분석했다. 박 사장은 전자책은 제작비가 저렴하며 편집이 끝나면 곧바로 인터넷을 통해 판매가 가능해 유통·재고 부담이 크게 줄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류에 맞는 빠른 기획과 출판이 가능하며 시장 규모가 작은 분야의 책도 출판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 텍스트 검색을 비롯한 인터넷과 연결된 다양한 기능이 가능해 기존 종이책과는 비교할 수 없는 양의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박 사장은 전자서적은 아직 시스템의 호환성이 부족하고 저작권과 관련된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으며 고가의 독서장치가 필요하는 등 문제점을 안고 있어 대중화에 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전자책은 화려한 편집이 필요없고 소모성이 강한 대중 소설류나 검색 기능이 요구되는 전문분야 출판물을 중심으로 먼저 시장이 형성돼 기술 발전과 함께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도서관과 e-book
KAIST의 고기형 교수는 먼저 디지털 출판시대를 맞아 출판물에 대한 새로운 정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근에는 인터넷을 통해 기존의 출판물과는 다른 성격의 사이버저작물·사이버잡지 등이 쏟아져 나오고 있어 디지털 출판물과 자료의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 납본법을 정비, 표준화된 포맷을 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납본체계의 확립을 위해 디지털 저작물의 존재위치 파악, 관리 솔루션의 개발, 저작물의 저장에 필요한 기술 및 시스템의 개발, DOI(Digital Object Identifier) 체제의 구축 등을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정보시대에 있어서 성패는 정보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관리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다양한 저작물들을 보전하고 체계적으로 분류해 고급의 정보서비스를 제공하는 디지털 도서관이 정보시대의 필수요소라고 강조했다.
<김태훈기자 taeh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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