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매출 규모 400억원대의 초대형 게임업체가 등장했다.
스타크래프트의 국내 유통사인 한빛소프트(대표 김영만)는 중견 게임 유통업체인 씨디빌(대표 염승민)을 주식과 현금 교환 방식으로 인수 합병키로 하고 20일 웨스틴 조선 호텔에서 양사의 대표 이사가 참석한 가운데 「조인식」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한빛소프트의 김영만 사장은 『씨디빌의 인수 합병으로 연간 100억원의 추가 매출이 발생, 올해 약 4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 사업영역을 기존 PC 게임 이외에 온라인 게임·게임 포털·게임 쇼핑몰 등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스타크래프트의 판매 호조로 국내 게임 유통 시장에서 다크호스로 부상한 한빛소프트가 이번 인수 합병으로 국내 제1의 업체로서 입지를 확고히 다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이번 합병은 국내 PC 게임 시장의 성장률이 둔화되는 등 구조 조정기에 접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다른 국내 게임 메이저들과 중견 업체들간의 합병 및 제휴가 잇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왜 인수했나=한빛소프트가 씨디빌을 인수한 것은 「스타크래프트 이후의 시장」을 대비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LG소프트의 사업부에서 분사한 한빛소프트가 지난해 2백50억원의 매출을 올리면서 고속성장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스타크래프트의 판매 호조 덕분이다. 올해들어 1·4분기까지 스타크래프트의 판매량이 20만장을 넘어서는 등 아직까지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스타크래프트가 「지는해」라는 점은 주지의 사실이다. 따라서 한빛소프트는 200억원대 이상의 매출을 유지하고 더 나아가 고속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스타크래프트의 공백을 메울 수 있는 「빅 타이틀」이 당장 필요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한빛소프트는 올해 하반기 최대 히트작으로 예상되는 「디아블로Ⅱ」의 판권을 갖고 있는 씨디빌에 눈독을 들이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씨디빌은 대형 메이저 중심으로 재편되는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매각 결정을 내렸을 것이란 분석이다. 비록 「디아블로Ⅱ」라는 대작의 판권을 확보하고 있지만 중견 배급사로서 시장을 끌고 가기에는 자금이나 마케팅·조직 등에서 한계를 느껴 사업 전환을 모색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국세청으로부터 15억원대에 이르는 세금을 추징당하자 매각쪽으로 급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무엇을 얻었나=한빛소프트는 주식과 현금으로 30억원을 주고 씨디빌을 사들였다. 따라서 「디아블로Ⅱ」를 비롯한 게임 소프트웨어의 판권과 자산 등이 모두 한빛소프트에 넘어간다.
한빛소프트는 6월에 출시할 「디아블로Ⅱ」의 초기 판매량을 30만장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출고가 기준으로 대강 잡아도 한빛소프트는 당장 75억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게 된다. 30억원을 들여 단번에 75억원을 거머쥐는 셈이다.
또한 이번 인수 합병을 통해 한빛소프트는 세계적인 게임 배급사인 하바스인터액티브의 국내 총판을 확보할 수 있는 유리한 고지에 올라섰다. 스타크래프트나 디아블로Ⅱ의 배급사인 하바스인터액티브는 그동안 한빛소프트·씨디빌·위자드소프트 등 국내 3개 유통사에 작품별로 배급권을 주는 방식을 취해왔으나 최근들어 국내 총판을 지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미 스타크래프트의 판매로 영업력을 인정 받은데다가 총판 후보중 하나인 씨디빌을 인수합병한 이상 하바스인터액티브의 국내 총판은 따놓은 당상이라는 생각이다.
△향후 사업 계획은=한빛소프트는 이번에 인수 합병을 계기로 사업을 다각화하겠다는 청사진을 발표했다. 한빛소프트는 PC 게임뿐만 아니라 비디오 콘솔 게임·온라인 게임·게임 포털 서비스·게임 쇼핑몰 운영 등의 사업을 전담하고 씨디빌은 게임 개발 전문업체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 한빛소프트는 최근 설립한 게임 유통전문업체인 올슨(대표 송진호)을 포함해 게임 퍼블리싱에서 개발, 유통에 이르는 종합게임업체로 발돋움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이창희기자 changh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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