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백화점들은 대형가전제품 매장을 줄이는 반면 할인점들은 오히려 늘리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백화점들은 올들어 점포를 늘리거나 기존 점포를 새로 단장하면서 그동안 생활용품 매장의 간판상품이었던 대형가전제품의 취급을 줄이고 소형가전제품 위주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일부 백화점은 새로 출점을 하면서 아예 가전매장을 입점시키지 않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대표 김진현 http://www.shinsegae.co.kr)은 지난해부터 대형가전매장을 철수시키고 삼성전자 제품과 소형가전제품을 중심으로 한 일부 수입가전 매장만을 운영하고 있다.
현대백화점(대표 이병규 http://www.e-hyundai.com)도 압구정 본점과 무역센터점의 대형가전매장을 30% 가량 줄였으며, 롯데백화점(대표 이인원 http://lotte.shopping.co.kr)은 지난해 가을 매장개편에서 본점의 가전매장을 635평에서 450평으로 줄인 바 있다. 갤러리아백화점(대표 김정 http://www.galleria.co.kr)은 지난해 초부터 일부 외산제품과 소형가전만 판매하고 있으며, 중소기업 전문백화점 행복한세상(대표 이승웅 http://www.haengbok.com)은 개점 초부터 아예 가전매장을 입점시키지 않았다.
백화점 업계가 이처럼 대형가전제품의 취급을 줄이고 있는 것은 가격경쟁력 면에서 유리한 전자제품 전문상가와 양판점이 많이 생긴데다 최근 할인점마저 대형가전을 주요 판매품목으로 취급, 가격 및 상품구색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더욱이 대형가전의 경우 매장에서 차지하는 면적이 다른 상품보다 큰 데 비해 매출이익은 크지 않다는 점도 백화점에서 대형가전이 퇴출되는 데 일조하고 있다.
이에 반해 할인점들은 대형가전매장과 제품을 점차 확대하는 추세다. 할인점들이 최근 펼치고 있는 매장 고급화 전략과 맞물리면서 수입가전을 중심으로 대형가전제품 매장을 확충하고 있다. 특히 집주변에서 편안하게 쇼핑을 즐길 수 있는 데다 가격도 저렴하고, 상품도 다양하게 구비하고 있어 소비자들이 가전제품 구매장소로 할인점을 선호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할인점들의 대형가전매장 확충은 계속될 전망이다.
이마트(대표 황경규 http://e-mart.co.kr)는 대형가전제품을 중심으로 가전부문 매출이 지속 증가하자 지난해 부천점과 부평점에 각각 600평, 400평 규모의 가전관을 별도 설치한 데 이어 기존 점포의 가전매장도 평균 100평에서 150∼200평으로 순차적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마트는 신규 출점 점포의 경우 아예 가전을 주력상품으로 정하고 소비자들을 집중 공략할 예정이다.
홈플러스(대표 이승한 http://www.homeplus.co.kr)는 신모델과 외산가전을 중심으로 취급품목을 지난해에 비해 10% 정도 늘려 매출이 약 20% 상승하자 자체브랜드(PB)상품 출시도 검토하고 있다. 또 한국까르푸는 대형 완전평면TV를 중심으로 국내 가전3사 제품 외에 내셔널·GE·필립스 등 외산 가전제품 취급품목을 늘려 구매자들의 선택폭을 넓힐 예정이며, 월마트도 지펠·디오스·월풀 냉장고 등 대형 고급냉장고와 대형 TV매장을 늘려 판매를 강화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백화점들의 대형가전 매장축소는 앞으로 계속되겠지만 전체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외형을 중시하는 우리나라 정서와 백화점에는 모든 것들이 있어야 한다는 소비자의 심리로 인해 완전철수는 일부 점포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엄성섭기자 smartguy@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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