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들 간의 정보교류 채널이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테헤란밸리는 물론 대덕밸리도 같은 상황이라고 한다. 아무리 아이디어와 기술이 뛰어나도 정보에 어두운 벤처기업은 살아남을 수 없는 현실을 감안할 때 어떤 형태로든 밴처기업들이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장은 마련돼야 할 것이다.
국내 벤처기업들의 메카로 부각되고 있는 테헤란밸리에는 5000∼6000개 기업들이 몰려 있다. 업체들이 몰려 있는 것만으로도 정보에 접근하기가 쉬울 수 있다. 그러나 정보는 좀더 정확한 것을 적시에 얻을 수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모여 있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다수의 기업들이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기반은 이 때문에 필요하다.
300개 이상의 벤처기업들과 연구소들이 모여 있고 정부기관들도 인접해 있어 벤처기업을 운영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춘 것으로 평가되는 대덕밸리도 같은 문제를 안고 있다고 한다. 외형적인 조건이 충분히 활용될 수 있는 기반이 없는 것이다.
벤처기업들은 누가 무엇을 개발하고 있는지, 내가 개발하거나 준비하고 있는 서비스와 유사한 것은 없는지, 또 기술이나 서비스 측면에서 도움을 주고 받을 수 있는 업체가 있는지 등을 정확하고 신속하게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전체적인 흐름을 타지 못해 사장될 수밖에 없는 기술에 매달리는 기업이나 다른 업체에서 상용화 단계에 접어든 기술개발에 나서는 기업들은 모두 정보의 부재 때문이다. 이로 인한 실패는 개별기업의 실패이기도 하지만 중복투자에 의한 국력낭비와 기술인력 및 기업의 효율적이지 못한 활용에서 오는 국가경쟁력 낭비로 연결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테헤란밸리에는 30∼40개 관련 업체들이 모여 정보를 주고 받는 서클이 30여개 활동중이다. 또 대덕밸리에서도 자생적인 정보교류 창구를 만들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그러나 이들 서클은 정보교류가 내부에서만 일어날 수밖에 없다. 서클 숫자가 크게 늘어난다고 해도 5000∼6000개 업체 가운데 다수가 정보를 공유할 수 있거나 대덕밸리 전체를 커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
국내 벤처기업들이 더욱 강해지기 위해서는 테헤란밸리나 대덕밸리 상주 업체들의 정보를 묶어낼 수 있는 인프라가 마련돼야 한다. 또 이들 밸리간 정보교류 기반도 마련돼야 하며 궁극적으로는 전국적인 벤처기업들이 네트워크화될 수 있는 체계가 구성돼야 할 것이다. 이같은 작업은 기업들의 자발적인 노력도 필요하지만 사회간접자본 차원에서 정부가 별도의 벤처기업 데이터센터 및 네트워크를 운영하거나 주요 지역에 벤처인들이 사람을 만나거나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스테이션을 만들어 주는 등 다각적인 노력도 요구된다.
특정지역에 벤처기업이 집중되는 벤처밸리는 어찌보면 득보다 실이 많은 것일 수도 있다.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테헤란벨리의 사무실 임대료나 잦은 인력유동 등은 집중화의 폐혜로 봐야 한다. 따라서 장기적으로는 정보교류 인프라를 통해 벤처기업의 지역분산을 유도하고 지역편차 없이 고른 발전을 이룰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도 고려돼야 한다. 벤처를 하나의 산업군으로 본다면 정부는 이제 육성이나 지원방안뿐만 아니라 간접적인 지원환경 등을 포함한 포괄적인 밑그림을 마련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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