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IT업체, 일본 진출 패턴 변화

최근 들어 국내 IT업체들의 일본 시장진출 패턴이 선진화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국내 기업들의 해외시장 진출방식은 그 양식에 따라 우선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에 의한 단순제품수출방식인 1단계에서 현지 판매법인 설립과 현지자금 유치에 의한 합작법인 설립 또는 원천 기술수출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국내 IT업체들은 그동안 뚫기가 까다롭기로 유명했던 일본시장을 단순 제품판매와 현지 판매법인 설립 등으로 초기단계에 머물렀으나 최근 첨단기술 발전과 영업노하우 축적으로 기술을 담보로 일본업체로 부터 자금을 유치, 합작법인을 세우거나 처음부터 일본 유망벤처기업을 발굴, 육성하는 방법으로 일본시장 진출방식이 한단계 높아지고 있다.

국내 IT업체들의 이러한 해외시장진출 전략방식이 그동안 시장개척의 전초단계로 현지 시장자료 조사나 유통망을 관리하기 위해 세웠던 지사나 판매법인 설립과 달리 공격적인 시장개척 방식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최근 국내 IT업체들의 일본진출이 일본보다 앞선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이루어지고 있는데다 일본 IT시장이 급팽창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문인력 및 솔루션 부족으로 골치를 앓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삼보컴퓨터(대표 이홍순)는 최근 일본 현지 판매법인인 「소텍」이 제3자 배당 증자를 실시해 총 8200만달러(88억5120만엔)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삼보 측은 이번 소텍에 투자한 「캐피털그룹컴퍼니」는 미국 일본 등 전세계 6개국을 거점으로 세계 주요시장의 주식, 전환사채 및 일부 미공개 주식 등에 투자하고 있는 투자전문회사로 일본 IT시장에서 소텍의 가치를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소텍은 이번에 확보한 자금을 바탕으로 일본내 컴퓨터판매지원과 마케팅, 신제품개발 등에 투자해 입지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인터넷기업인 인츠닷컴(대표 이진성)도 최근 일본 벤처기업인 마스크재팬의 지분 20% 정도를 인수하는 대신 인츠닷컴의 각종 커뮤니티 솔루션과 서비스 모델을 제공하는 조건으로 전략적 제휴를 추진중이다. 이에 따라 마스크재팬은 인츠닷컴의 프로그래머 및 인터넷 서비스 기획자들을 받아들여 현지화 작업을 거쳐 2·4분기 중으로 일본시장에 본격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일본에 현지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는 대우정보시스템(대표 김용섭)은 그동안 축적한 현지기업 경영노하우를 바탕으로 현지자금을 유치한 현지법인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역경매사이트인 「와옥션」과 한일 무역거래시스템인 「비즈케이알」을 운영하는 와코머스(대표 김선민)는 아예 50억원의 자금을 조성, 일본 현지에서 인큐베이팅 사업을 전개한다는 방침 아래 현재 일본 게이오대학의 학생들을 중심으로 인큐베이팅에 착수했다.

이에 앞서 인터넷 토털솔루션 업체인 이모션(대표 정주형)은 올해초 이미 일본 정보통신 업체인 콤텍사에 웹서비스 기술을 제공하고 이를 자본금으로 대체해 일본 현지에 합작사 설립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신설될 합작회사는 일본 콤텍사가 전액 투자하며 이모션은 기술과 서비스 운영권리를 제공하는 대가로 49%의 지분을 갖는 형태로 운영될 예정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공략하기 어려웠던 일본시장에서 과거와 달리 자금을 유치하고 합작법인을 세울 수 있는 것은 우리의 첨단기술개발에 대한 우수성과 시장개척 노하우를 인정받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라며 『한단계 높은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일본시장 개척 노력이 다른 선진국으로까지 파급효과를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양승욱기자 swy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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