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영 자서전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 중
『현대의 성공을 「운이 좋아서」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설령 운이 좋았다 치더라도, 나는 운도 공짜로 들어오지는 않는다는 말을 하고 싶다. 우리가 성공한 것은 철저하게 시간을 관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온갖 역경을 헤치고도 철저한 시간 운영으로 공사 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 능력을 우리는 갖췄고 이 능력은 원가를 줄여 주었다.
남들이 1년 걸리는 일을 우리는 9개월에 해낼 수 있다. 공기를 줄이면 그만큼 금리와 임금부담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남들이 100억원에 하는 공사를 우리는 80억원으로 할 수가 있고 그게 바로 우리의 경쟁력이며 성공의 요인이다.
「●시간은 돈」이라고들 하나 나는 「시간은 생명」이라고 하고 싶다. 또하나 중요한 것이 견문이다. 고선지부 지설(故蟬之不知雪 : 매미는 겨울에 내리는 눈을 알 수 없다)이라는 말이 있다. 여름 나무 그늘에 앉아 노래만 하다 겨울이 오기 전에 없어지는 매미가 한 겨울 펑펑 쏟아지는 눈을 어떻게 알 수 있을 것이며 누군가 눈이야기를 한들 알아들을 수가 있을 것인가.』
메모:현대 그룹이 후계자 구도 때문에 내홍에 휩쓸려 있고 이에대한 세간의 시선은 별로 곱지 못한 것 같다. 정주영 회장은 20살을 전후해서 농사일에 전념하라는 부친의 명을 어긴 채 네번의 가출을 한 경험이 있다. 물론 그는 故蟬之不知雪의 고사를 새기며 남다른 노력과 열정으로 오늘의 현대그룹을 이뤘다. 하지만 그는 지금 그가 그랬던 것처럼 아버지를 뛰어넘으려는 아들들의 「도전」에 직면해 있다. 인생은 참으로 아이러니다.
<서현진논설위원 jsu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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