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업계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종합정보통신업체들과 중견 업체군, 그리고 신생 단말기 및 네트워크 장비업체 군의 구도로 이뤄지고 있다. 종합통신업체로 삼성전자·LG정보통신·현대전자·대우정보통신 등 대기업들이 포진하고 있으며, 최근 2∼3년새 부각된 단말기업체와 네트워크장비업체들이 주목된다.
이 분야를 주도하는 인물들의 영향력은 전전자교환기(TDX)에서 코드분할다중접속(CDMA)방식 이동통신 산업의 부상과 궤를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 80년대 후반 국산전전자교환기인 TDX 개발에 이어 90년대 중반 등장한 CDMA로 대표되는 무선통신시대가 열리면서 상당수 통신장비 인물들이 이 분야에 몸 담으면서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한다. 또한 최근 2∼3년새 인터넷기반의 산업이 급부상하면서 컴퓨터정보통신통합(CTI), VoIP(Voice over Internet Protocol), 네트워크장비 분야에서 일군의 유능한 젊은 인물들이 등장해 새로운 영향력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정보통신 선두업체 삼성전자의 통신사업 체제는 이기태 대표이사를 중심으로 한 강호문, 천경준의 트로이카 체제로 구성되고 있다.
이기태 대표이사 부사장은 대전 출신으로 이동전화단말기 산업의 부상과 함께 등장한 무선통신산업 선두업체의 사령탑으로서 최대 영향력을 가진 인물. 기술입국론자인 그는 가전분야를 맡아 오다가 95년말 CDMA개발 시점에서 이 분야를 맡아오면서 일약 부상했다. 그는 올초 정보통신 분야 총괄담당 대표이사 부사장에 올랐다. 인하대 전자공학과 출신인 그는 강력한 추진력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서울대 출신의 강호문 부사장은 75년 금성전선에 잠시 재직하다가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수출담당이사로 삼성에 진입한 드문 케이스. 그는 이후 컴퓨터부문을 거쳐 98년 네트워크 담당 전무이사와 부사장 등을 거쳐 오늘에 이르렀다. 강 부사장은 올초 정보통신총과 네트워크 사업부장 겸 기업 네트워크 사업팀장을 맡으면서 국산네트워크 분야의 육성을 내세우기 시작, 네트워크산업 부흥의 기치를 내세우면서 인터넷 중심의 장비국산화를 위해 국산화 단말기 분야의 개발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삼성전자의 이동통신 단말기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천경준 부사장은 삼성전자 정보통신연구소장으로서 단연 주목받고 있는 최고의 기대주. IMT2000장비 단말기 개발사업을 총괄적으로 주도하고 있는 그는 97년부터 무선사업부 무선개발실장을 맡으면서 이어 정보통신 개발센터장을 거쳐 지난해 정보통신총괄 통신연구소장 겸 부사장으로 이동전화분야를 총괄하고 있다. 그는 지난 2월 차세대 이동통신기술개발협의회의 회장을 맡았다.
현대전자는 기술개발의 박항구 부사장을 정점으로 장비와 단말기분야의 개발 체제를 갖추고 있다. 최근 현대전자의 대표이사 변동에도 불구하고 정보통신업계와 현대전자에서 차지하는 박항구 부사장의 입지는 거의 절대적이다. 박 부사장은 한양대 전자공학과와 고려대 전자공학 석사를 거쳤으며 자타가 공인하는 통신분야의 전문가. 그는 지난 77년 한국전자통신연구소(ETRI) 선임연구원으로 출발해 85년 TDX개발단장을 맡아 이를 성공시킨 주역으로 널리 알려진 인물. 97년 현대전자로 옮기기 전까지 20년간 ETRI를 지켜 온만큼 정보통신 연구에서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했던 국책 정보통신분야 개발의 산역사로 평가된다.
현대전자 통신사업본부장 겸 부사장으로 옮긴 박항구 부사장은 통신장비 개발 및 IMT2000분야의 개발사령탑이라는 중책까지 맡으면서 영향력이 커져 있다.
중견종합통신업체에서는 성미전자의 유완영 대표이사를 빼놓을 수 없다.
지난해 중견 종합 장비단말기 업체인 성미전자의 대표이사로 취임한 유완영 사장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출신으로 미국 케이스웨스턴리저브 대학원 객원교수와 벨연구소 책임연구원을 지낸 통신전문가. 지난 79년 ETRI책임연구원을 지냈으며 87년부터 한국통신에서 사업개발단장과 통신망연구소장 기술개발단장 등을 역임했다. 최근 각광받는 VoIP와 컴퓨터통신통합부문에도 손을 뻗치는 등 다각적 기술경영의 힘을 갖출 수 있는 것은 치밀한 성격을 갖춘 유 사장의 영향력 때문이란 평가다. 그는 한국통신 통신사업기획단장 전문이사를 지내고 98년 LG정보통신 전무이사를 거쳐 지난해 성미전자 대표이사를 맡았다.
한화정보통신에는 삼성전자의 네트워크사업분야의 대들보였던 김영기 네트워크담당 사장이 포진하고 있다. 김영기 사장은 삼성전자에서 23년간 네트워크분야에서 한우물을 판 무선통신장비의 산역사로 통하는 거물. 삼성전자 이기태 대표이사 부사장, 강호문 부사장, 천경준 부사장과 삼성 입사동기인 김 사장은 교환기를 비롯한 네트워크분야의 전문가. 최근 한화정보통신부문의 약진과 다양한 무선인터넷 및 통신장비분야의 전략 수립 등에 큰 힘을 발휘하고 있는 것도 따지고 보면 그의 경험과 연륜에서 나온 것으로 볼 수 있다.
LG정보통신 서평원 사장은 연세대 전자공학과를 나와 LG전자에 입사한 인물. 서 사장은 흑백TV 생산에 참여했으며 국산 컬러TV 개발에도 참여했지만 정보통신분야에서는 내부의 탄탄한 경영역량과는 달리 대외적인 활동에는 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LG정보통신의 차세대 이동통신 개발의 핵은 정보통신연구소로서 한국과학기술원에서 전자통신분야의 석·박사 과정을 거친 이정률 전무가 CDMA에서 차세대 이동통신에 이르는 개발의 사령탑을 맡고 있다. 이정률 전무는 지난 76년부터 이 분야의 통신에 전념해 오면서 정책과 연구개발방향에 대한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 그는 국내 최초의 전자식 교환기인 디지털 교환기 PBX 등 무수한 통신장비개발의 주역으로 꼽힌다.
또 이 회사의 최용일 전무는 금성통신·금성반도체 수석연구원을 거쳐 현재 LG정보통신 안양연구소장직을 수행하고 있으며 국내 사설교환기 부문의 권위자로 인정받고 있다.
대우통신에는 김진찬 부사장이 33년째 통신업계의 살아있는 역사로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체신고 출신인 그는 최근 대우통신의 입지가 약해지긴 했지만 구조조정과 외자유치 등에서 여전히 핵심위치를 차지하면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그는 지난 67년 체신부 전기통신연구소로부터 출발해 83년 대우통신이사로 대우와 인연을 맺었으며 교환기분야의 수출 확대에 주력한것 외에 지난해 TDX100을 개발하기까지 교환기를 비롯한 광통신 등 다양한 통신장비분야의 개발을 지켜봐 온 인물이다. 올해로 33년째 통신업계 현역인 그는 통신업계의 산역사다.
지난 3∼4년새 부상한 주요 인물가운데는 팬택, 어필텔레콤, 텔슨 등 모토로라에 이동통신단말기를 공급하면서 부상한 젊은 경영인들도 한몫한다.
팬택의 박병엽 부회장, LG정보통신에서 CDMA개발의 주역으로 활약하다가 최근 팬택으로 옮긴 박정대 사장, 텔슨전자의 김동연 사장, 어필텔레콤의 이가형 사장 등이 중소기업에서 어느 새 중견기업으로 회사규모를 키우면서 이동통신업계의 역량있는 중견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인터넷 산업을 중심으로 급부상한 네트워크 장비분야의 인물은 첨단 산업의 성격을 반영하듯 젊은 인물들이 주류로 등장하고 잇다.
이 분야에서는 네트워크를 키운 1세대 인물로 72년 케이디씨정보통신을 설립해 국내에 처음 모뎀을 공급한 인원식 회장이 꼽히며, 현역으로는 지난 83년 콤텍시스템을 설립해 네트워크 통합(NI)사업을 개척한 남석우 사장이 중진으로 자리잡았다. 네트워크 1세대로 꼽히는 이들의 과감한 추진력을 바탕으로 한 벤처 1세대 붐에 편승, 90년대 초반부터 본격적인 전문제조업체를 설립한 파워벤처기업가들이 등장, 여기에 신동주·하정률·이명근 등 젊은 3인방이 꼽힌다.
신동주 한아시스템 사장은 소형 라우터시장에서 세계적인 네트워크장비업체인 시스코와 당당히 맞서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 인물이다. 또 하정률 미디어링크 사장은 아시아 최초로 인터넷에 사용되는 다중 프로토콜레이블시스템(MPLS)을 개발해 일약 차세대 호프로 부상했다. 이밖에도 텔리웨어의 류만근 사장 등이 꼽힌다.
최근 부각되는 CTI산업 분야에서 로커스의 김형순 대표이사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로커스를 국내 CTI 산업에서 독보적인 회사로 키웠다. 연세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뉴욕주립대 경제·통계학, MBA과정, 콜럼비아대 경영학박사 출신인 로커스의 김 사장은 지난해 540여억원의 매출로 업계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삼보정보통신은 CTI 분야에서 다양한 인물을 배출해 이 분야의 사관학교로 꼽힌다.
인텔다이얼로직 한국지사의 최용호 지사장, 오성정보통신의 조충희 사장, 브리지텍의 이상호 사장, 노스텍의 홍동진 사장, 우진정보통신의 송병강 사장, 사이버유엠에스의 강대영 사장 등이 이 분야에서 영향력을 보이면서 입지를 굳힌 인물들이다.
<이재구기자 jklee@etnews.co.kr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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