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변혁 통신장비 산업>1회-무료통신의 꿈 VoIP (상)

통신장비 산업은 초고속 통신서비스가 시작됨에 따라 대변혁기에 접어들었다. 디지털·위성·인터넷 통신서비스를 지원하는 다양한 신 기술이 속속 등장, 시장 판도를 바꿔놓고 있다. IMT2000, VoIP, xDSL, 위성방송통신 등 새로운 서비스는 관련 산업 재편까지도 예고하고 있다. 변화의 소용돌이에 있는 정보통신시스템 산업 분야의 주요 10대 트렌드 및 기술을 선정, 집중 점검한다. 편집자

지난해 10월, CNN을 비롯한 미국 주요 언론은 다이얼패드라는 인터넷상의 전화서비스 솔루션 제공업체에 대해 대서 특필하기 시작했다. 「인터넷 서비스 사용자는 누구나 다이얼패드의 홈페이지(http://www.dialpad.com)를 방문, 회원 가입을 하는 것만으로 국제 전화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ID를 받아 미국 전역에 전화를 걸 수 있다」는 것이었다.

같은 프로그램을 PC에 설치해야만 1 대 1 인터넷 음성통화가 가능했던 종래의 통신방식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별도의 프로그램을 설치하지 않고도 해외의 불특정인과 통화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통신산업 신조류의 실마리를 제공한 것이다.

하지만 통신 전문가들의 입장에서 보면 인터넷을 통한 무료 장거리 서비스를 가능케 한 이 기술은 VoIP(Voice over Internet Protocol)라는 기술을 응용한 것에 불과하다. VoIP 기술은 단순히 말하면 인터넷에 음성 데이터를 실어 전송하는 것.

VoIP 기술에 이목이 집중되는 것은 무엇보다도 기업이나 개인에게 막대한 부담으로 작용했던 통신비용을 파격적으로 낮출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로 각광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론상 아주 단순하면서도 콜럼버스의 달걀처럼 그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던 VoIP 기술은 「통신에는 돈이 든다」는 개념을 바꿔놓으리란 것이다. 이는 결국 데이터 통신(인터넷) 서비스 사용자에게 음성을 무료로 제공하면서 인터넷 데이터 서비스의 확산을 가져올 혁명을 예고하는 신호탄으로도 지적되고 있다.

VoIP 인터넷폰 서비스는 이미 드러난 대로 기존 기간통신 사업자의 국제전화 서비스까지 위협하고 있다.

지난 95년 보컬텍이 인터넷폰을 상용화한 이래 주목받기 시작한 VoIP 기술은 국제전화 사업자들이 통신요금 인하를 위해 경쟁적으로 도입하면서 보편화의 길을 걸었다.

국내에서는 새롬기술이 지난 1월 5일 국내 PC 사용자를 대상으로 인터넷 무료전화 「다이얼패드」 서비스를 개시한 이후 인터넷폰 이용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서비스 개시 보름만에 74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했으며 여기에 지난해 10월 18일 서비스를 시작한 미국 다이얼패드의 가입자 229만명을 합친다면 총 가입자는 300만명 수준에 달한다.

이로 인해 국내 모든 인터넷 이용자가 미국에 있는 상대방과 24시간 무료로 전화할 수 있는 꿈이 현실로 다가왔다. VoIP 인터넷폰이 통신혁명을 가져올 주요 기술로 자리잡은 것이다.

실제로 통신장비 및 서비스 제공업체들은 VoIP 기술을 산업혁명에 비견할 통신혁명의 주요 기술로 간주하고 있다.

미국 MCI월드컴 존 시드그모어(John Sidgmore) 부사장은 『오는 2003년에는 음성통신의 99%가 VoIP를 이용한 인터넷폰으로 전환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새로운 통신시대를 주도할 만한 신기술로 VoIP를 꼽고 있는 데서도 잘 알 수 있다. 전세계 통신장비 업계의 총아로 떠오른 시스코시스템스의 존 체임버스 회장 역시 『VoIP는 인간의 통신역사를 바꿀 만한 획기적인 기술이며 향후 4년 이내에 모든 전화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통신혁명을 초래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국내에서는 롯데리아에 이어 새마을금고연합·의료보험공단·SK그룹·현대자동차·현대건설 등 상당수의 기업이 VoIP 기능이 부가된 네트워크 솔루션을 도입, 실제 업무에 적용하고 있다.

기업 가운데 국내 최초로 VoIP 솔루션을 도입했던 롯데리아의 고오윤 전산실장은 『본점과 전국 480여개 영업점 및 지점에 VoIP 솔루션을 적용, 지난 한해 동안 1500만원 가량의 통신비용을 절감했다』며 『이를 연말까지 600개 영업점으로 확대 구축해 비용절감 효과를 한층 높인다』는 계획이다.

또 지난해 국내 최대 규모인 전국 2700여개의 금고를 VoIP 망으로 구축한 새마을금고연합회가 연간 156억원의 통신비용 가운데 절반 이상을 절감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자 이에 자극받은 전국 및 해외 지사망을 보유한 국내 업체들 역시 VoIP 도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런 추세에 따라 국내 VoIP 업계 전문가들은 『최근 전세계 통신서비스 업체 및 기업들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VoIP 열기는 올해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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