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정부의 제도개선을 통한 산업경쟁력 제고방안이나 기술개발사업 정책이 부처간 의견충돌이나 이기주의로 인해 아예 계획이 백지상태로 돌아가거나 당초 의도와는 달리 굴절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이같은 부처이기주의는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는데 장애물로 등장해 국민들의 행정불신을 낳거나 정책조율이 제대로 안돼 혼선을 불러일으키는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이런 점 때문에 정부의 조직개편이나 각종 업무조정이 있을 때마다 부처간 갈등은 예외없이 나타났고 이에 식상한 국민들은 정부에 부처간 이기주의 청산을 강력하게 요구해 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최근 부처이기주의에 빠져 사안에 따라 심각한 갈등을 겪기도 했던 과기부와 산자부, 정통부가 새 천년을 맞아 그동안의 구태에서 벗어나 상호협력과 이해의 폭을 넓히고 지식과 정보를 공유키로 하는 등 이기주의 타파를 위한 새로운 형태의 행정환경을 조성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특히 해당부처 장관들이 이런 일에 적극적인 자세로 앞장서서 다른 부서의 의견이나 정책을 존중하겠다는 방침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직원들에게 의식전환을 주문한 것은 국민의 정부에 몸담고 있는 공직자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란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이미 일부 장관은 다른 부서직원들을 대상으로 특강을 실시해 그동안 정책마련이나 협의과정에서 미흡했던 부분에 대한 양해를 구하면서 앞으로 지식과 정보를 공유하자고 강조했다고 한다.
우리는 이번 3개 부처의 이같은 상호협력과 정보공유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 그동안 국민들의 지탄의 대상이 돼 온 부처간 이기주의를 완전히 청산하고 나아가 다른 부처들로 이런 분위기가 파급돼 그야말로 국민의 정부가 실현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그러자면 기본적으로 각 부처가 두 가지 점에 유념해 인식전환을 해야 한다고 본다.
우선은 각 부처가 국민들의 편익은 제쳐놓고 자신들의 이해에 매달려 영역다툼을 벌이는 일이 있어서는 안될 것이다. 각 부처가 소관업무를 맡아 추진하면서 자신들만이 이 일을 집행해야 한다는 지나친 할거의식은 버려야 할 것이다. 어느 부서든지 시대변화에 따라 업무조정은 불가피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음은 국민과 관련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행정인가를 국민의 입장에서 판단해 결정해야 한다는 점이다. 국민들은 뒷전이고 부처의 관할권만 따지는 행정은 이제 청산의 대상임을 알아야 한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제도개선이나 행정개혁 못지않게 가장 큰 성패의 관건은 해당부처에 근무하는 당사자들의 의식전환이며 이런 변화없이는 부처간 이기주의는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 특히 산하단체를 비롯한 이해집단들의 자세와 의식전환도 중요하다. 자신들의 이해에 따라 특정부서의 입장을 옹호하거나 지지하는 자세는 이제 버려야 할 것이다.
이번 3개 부처의 부처이기주의 타파노력이 21세기의 행정은 국민과 기업을 위하는 명실상부한 위민행정을 구현하는 시발점이 될 수 있도록 관계자들의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변화의 모습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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