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결혼한 지 5년째 되는 주부다.
결혼할 당시 혼수품으로 구입했던 가전제품 모두 제기능을 발휘하고 있다. 그러나 그 중 다용도 쌀통만큼은 문제가 다르다. 다용도 쌀통은 이름 그대로 쌀통의 역할을 하면서 전자레인지와 밥통 보관대, 그 밖의 서랍과 수납공간을 갖춘 것이라 주방 한켠에 놓으면 주부들의 동선을 줄여주고 지저분한 것들까지도 깔끔하게 수납을 할 수 있게 해준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혼수가전 품목에서 빠뜨리지 않고 구입했던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사용을 해 보고 난 후의 소감은 쌀통으로서의 역할이 미약하기 때문에 그저 다용도 전자레인지대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식구가 많지 않은 가정은 20㎏짜리 쌀을 구입할 경우 2개월이나 그 이상 두고 먹는데 1개월 정도 지나고 나면 꼭 쌀벌레가 생겨 더 큰 일거리를 안겨준다. 내 주변을 보면 이사할 당시 다용도 쌀통을 처분하고 쌀자루째 베란다에 놓고 먹는 경우도 있다.
다용도 쌀통은 10년 전의 제품이나 지금 시판하고 있는 제품이나 내가 봤을 때는 디자인만 조금씩 바뀌었지, 제품의 질은 그대로인 것으로 안다. 김치의 맛을 그대로 보존해 주는 김치냉장고까지 생산하는 시점에서 조금만 신경을 쓴다면 다용도 쌀통도 제기능을 발휘할 수 있게 만들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한혜수 서울 도봉구 창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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