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코시스템스가 이번에 발표한 AVVID 아키텍처는 새로운 통신환경인 음성, 데이터 통합(VoIP) 추세를 전세계에 보다 빠르게 확산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의 VoIP는 기존 아날로그 전화나 사설교환기(PBX)는 그대로 두고 음성신호를 라우터나 게이트웨이를 통해 디지털신호로 변환, 인터넷 망을 통해 보내는 형태였다. 그러나 시스코의 AVVID 아키텍처는 PBX나 기존 아날로그 전화기를 콜서버, 콜 매니저, IP전화 등으로 전면 교체, 내부 통신환경을 완벽한 IP기반으로 통합하게 된다.
AVVID 아키텍처가 주는 메시지는 두 가지다. 우선 비용절감 측면이다.
PBX는 제조업체마다 독자적인 아키텍처로 구현돼 특정 PBX로 사내 통신망을 구축한 기업체는 향후 PBX를 증설할 경우 이전에 구매한 PBX를 다시 구매해야 한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지난 10년동안 PBX의 평균가격이 거의 일정한 수준으로 유지돼 왔다. 하지만 AVVID는 개방형 아키텍처를 채택해 표준화된 네트워크 장비가 사용되며 네트워크 장비분야는 많은 업체간의 치열한 시장경쟁으로 하루가 멀다 않고 가격인하가 이뤄지고 있다. 현재까지는 IP전화나 콜 매니저 등이 대중화되지 못해 PBX와 아날로그 전화를 이용한 사내통신망 구축비용과 비교해 비슷하거나 조금 낮은 수준이지만 향후 가격은 급격하게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음성망, 데이터망을 통합 운영할 경우 이를 별도로 운영할 때와 비교해 관리비용도 크게 절감할 수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르네상스 월드와이드사에 따르면 통합된 네트워크를 운영하면 총 30%의 소유비용(TCO) 절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게다가 VoIP를 이용, 장거리 전화나 국제전화와 같은 고가의 서비스를 시내전화비용으로 절감함으로써 회선비용도 절반이하로 줄일 수 있게 된다.
AVVID가 주는 또 다른 이점은 지능적인 운영으로 생산성 향상을 가져다 준다는 점이다. 특히 컴퓨터통신통합(CTI)기술을 이용, 음성메일이나 E메일의 통합운영, 출장중에도 음성전화나 E메일을 사무실에서 근무할 때와 같이 이용할 수 있는 가상콘택트센터 등 다양한 지능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다.
이러한 장점 때문에 시스코는 물론, 음성통신장비로 출발한 루슨트·노텔·알카텔 등도 이와 비슷한 솔루션을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하지만 국내업체들의 경우 이의 대비책을 최근에서야 수립, 시기적으로 늦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시스코의 최종 목표는 AVVID 자체 매출 확대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네트워크 관리시스템을 타사와 호환이 되지 않도록 독자적인 시스템을 가져온 시스코가 개방형을 표방해 다른 네트워크 업체들의 참여를 바라는 것은 이율배반적인 모습으로까지 비쳐진다. 이러한 전력 때문에 시스코의 최종목표는 어쩌면 음성 데이터까지 인터넷영역으로 옮겨 인터넷 데이터의 폭발적인 성장을 유도함으로써 시장을 거의 독점하고 있는 백본 라우터 등 통신사업자 기간망 장비의 매출확대를 꾀하고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갖는다.
싱가포르=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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