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멜리사바이러스에 이어 CIH(일명 체르노빌) 컴퓨터 바이러스의 등장으로 인해 많은 PC사용자가 데이터를 날리고 부품을 교체하는 등의 소동을 겪어야 했다. 더군다나 26일에는 컴퓨터 바이러스 사상 최대의 피해를 입혔던 CIH 바이러스의 변종까지 활동을 개시해 PC사용자들을 당혹케 했다.
과거 디스켓을 통해 감염됐던 이같은 컴퓨터 바이러스는 인터넷과 네트워크의 발달로 시간과 공간을 넘나들며 PC사용자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고 그 기능도 점차 지능화하고 있다.
특히 새로 출현하는 컴퓨터 바이러스들은 활동주기가 짧으면서도 컴퓨터 하드디스크드라이브의 데이터를 삭제하고 메모리를 파괴하는 치명적인 증상을 갖고 있어 한층 더 위험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 새삼 강조하고 싶은 것은 컴퓨터 바이러스로 인한 피해의 경우 사전예방으로 재난을 충분히 방지할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 4월말 발생한 CIH 바이러스만 하더라도 피해를 방지할 수 있는 백신프로그램들이 많이 나와 있고 무료로 배포하는 개발업체도 있다. 더구나 전자신문을 비롯한 각종 언론매체들은 미리부터 이에 대한 경고를 하고 최신 백신프로그램을 사용, 이를 점검하도록 권고해왔다.
그러나 사전점검을 게을리한 기관 및 개인 사용자들이 큰 피해를 본 것이다.
컴퓨터산업의 본고장이라 할 수 있는 미국의 경우 CIH 바이러스 피해가 거의 없었던 것과는 달리 국내에서 피해가 컸던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미국 PC사용자들의 경우 컴퓨터 바이러스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 사전에 이에 대비함으로써 바이러스 감염피해가 적었다.
『바이러스 대란은 인재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은 이같은 이유에서 나온 것이다.
따라서 PC사용자들은 최근 일련의 컴퓨터 바이러스로 인한 사태를 계기로 백신프로그램 사용을 일상생활화해야 한다.
이와 함께 PC사용자들이 소프트웨어 정품 사용을 등한시해서는 CIH 바이러스 사태와 같은 대란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불법복제된 소프트웨어는 대부분 바이러스에 감염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컴퓨터 바이러스의 감염경로 1위를 불법복제가 차지하고 있다는 통계도 있다. 최근 다행스럽게도 검찰의 강력한 불법소프트웨어 단속이 효과를 거둬 정품사용 분위기가 대학·기업·관련업계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검찰의 이같은 단속이 개별 PC사용자에까지 효과를 미칠 수 없기 때문에 「정품소프트웨어를 사용해야 한다」는 인식과 분위기가 사회 전반에 확산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특히 정보사회에서는 PC사용자가 혼자 방에 있는 상태에서도 가상공간을 통해 타인에게 피해를 입힐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어야 한다
아울러 정부와 언론기관은 새로 출현한 컴퓨터 바이러스의 빠른 기능향상을 볼 때 CIH 바이러스 대란과 유사한 사태가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는 점을 깊이 인식하고, 정시적인 대국민 교육 및 계도 활동을 이전보다 한층 강화해야 할 것이다.
그동안 각 언론기관이 매체를 통해 컴퓨터 바이러스에 대한 위험성을 경고해왔지만 정부·기업·개인 등 모두가 컴퓨터 바이러스 대책에 안일하게 대처했던 게 탈이었다.
결과를 놓고 볼 때 대국민 교육 및 홍보가 크게 부족했다. 지속적이고 효과적인 대국민 캠페인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CIH 바이러스 대란과 같은 컴퓨터 바이러스 사태가 백신공급업체의 수익증대를 위한 마케팅 수단으로 이용돼서는 절대 안될 일이다. 현재 백신프로그램 시장에는 5, 6개의 국내외 공급업체들이 점유율 확대를 노리고 엎치락뒤치락하면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일부 백신공급업체의 경우 자사 이익을 위해 컴퓨터 바이러스의 피해를 과장되게 알리거나 경쟁사의 기술을 헐뜯는 등의 지나친 상혼을 발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는데 이는 유감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백신업체들은 「기술력으로 승부한다」는 본연의 자세로 우리 소프트웨어산업의 국가경쟁력 향상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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