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 직접접속서비스 "첨예 대립"

 「망 직접 접속서비스는 통신사업자의 역무구분을 완전 파괴하는 것인가.」

 망 직접 접속서비스를 둘러싸고 별정통신사업자와 한국통신의 첨예한 의견대립이 계속 확산되고 있다.

 망 직접 접속서비스는 기업고객의 사설교환기를 통해 이동통신사업자의 망과 별정사업자의 전용회선을 직접 연결하는 것으로 지난달 SK텔링크를 시작으로 삼성SDS 등 별정사업자들이 잇달아 도입했거나 도입을 검토중이다.

 그러나 별정사업자들이 망 직접 접속서비스를 통해 한국통신의 독점영역이었던 시내전화시장을 점차 잠식하고 들어가자 한국통신이 이에 대한 정당성까지 거론하며 거세게 반발, 양측의 양보 없는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통신은 별정사업자의 망 접속서비스는 명백한 역무침해 행위로 이같은 일이 계속 허용된다면 상호접속은 물론 이동·시내·시외·국제 전화 등 사실상 기간통신사업자의 역무구분까지 재편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SK텔링크가 지난달부터 SK 계열사를 대상으로 시작한 011 이동전화 및 012 무선호출에 대한 망 직접 접속서비스는 별정사업자를 앞세운 SK텔레콤의 시내전화시장 진출을 의미한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SK텔링크 등 시내·시외·국제 전화 재판매사업자가 이동전화로의 발신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사업자의 역무등록 범위를 초과하는 것」이며 「이동전화사업자의 직접 접속서비스는 사업법 및 번호관리 시행세칙에도 위반하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SK텔링크와 삼성SDS 등 별정사업자들은 한국통신측 주장에 대해 공정하지 못한 경쟁자세라며 비판하고 있다.

 망 직접서비스의 주체는 별정통신사업자이지 이동사업자가 아니며 이는 별정통신사업의 역무 정의에서 조금도 벗어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거대 기간통신사업자인 한국통신이 별정사업자의 영업마저 견제해서는 안된다고 강변하고 있다.

 시내전화 역무침해에 대한 한국통신측 주장에 대해서도 「이동전화 가입자에게 착신되는 서비스는 상호 접속기준에 의해 역무제공 주체가 결정되는 것」으로 「현행 상호 접속기준에서는 발신측 사업자의 역무로 규정」되어 있을 뿐 한국통신만의 고유역무는 아니라는 주장이다.

 시내전화사업자의 고유한 역무영역은 동일 통화권내 시내전화 가입자간에 전화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이동전화에 대한 발착신은 무관하다는 주장이다.

 이같은 양측의 논쟁을 두고 업계에서는 일단 통신비용 절감이라는 측면에서는 망 직접 접속서비스에 대해 찬성하지만 별정사업자의 빠른 성장이 한편으로 걱정된다는 시각을 보이고 있다.

 한국통신의 독점시장이 경쟁구도로 변해가는 것은 소비자나 기업 모두에 바람직한 일이지만 별정사업자의 영역이 지나치게 비대해지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양측의 논쟁은 정부조차 어느 한편의 손을 들어주기 어려울 만큼 심각한 고민거리다.

 경쟁은 장려하되 질서를 유지해야 한다는 일반적인 원칙에 비추어볼 때 양측의 논쟁이 어떻게 정리될지 지켜볼 일이다.

<조시룡·김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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