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전자정부 구현-이제 실행만 남았다

 「전자정부」의 구현이 21세기 국가경쟁력을 제고하고 정보사회 기반을 다지기 위한 국가의 핵심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전자정부」는 단순히 기존 행정서비스를 디지털화하는 차원을 넘어 궁극적으로 정부의 경영혁신을 통해 국민의 부담을 덜고 생산성이 높은 정부를 지향해야 한다는 정보사회의 시대적 산물로서, 공무원들의 의식혁명은 물론 사회시스템 전반의 개혁까지 동반한다는 점에서 국민적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다.

 이같은 견지에서 새정치국민회의 정책위원회 전자정부구현정책기획단이 마련한 「전자정부구현특별법(안)」은 기존 법률과의 중복성이나 추진체계 등에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나 전자정부 구현 방법론을 구체적으로 적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진일보한 정책의지로 평가된다.

 이번에 마련된 「전자정부구현특별법(안)」은 전자정부에 관한 일반적 사항과 전자정부 추진위원회, 전자정부의 촉진방안, 정보기술의 획득 및 운용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특별법(안)은 강력한 추진주체 마련과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 △기획예산위에 「전자정부추진위원회」를 두고 △공공기관의 수장은 기본계획에 따라 매년 전자정부 구현을 위한 세부계획을 수립·시행토록 했으며 △아울러 정보화책임관의 임명권을 주고 효율적인 구현을 위한 연구 및 평가기관 지정을 의무화하도록 했다는 게 두드러진 특징이다.

 전자정부가 추구하는 기본목표는 「좀더 적은 비용으로 더욱 향상된 업무수행」을 실현하는 데 있다. 따라서 전자정부는 정부의 문서를 전자화해 대국민 유통을 활성화시키고 정보기술을 활용, 행정업무의 효율성을 제고하며 궁극적으로는 정부업무의 투명성을 확보해 민주주의를 고양시키는 데 일조해야 한다.

 그러나 전자정부가 말처럼 그렇게 쉽게 구현되는 것은 아니다. 명실상부한 전자정부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기존 국가시스템 전체를 송두리째 바꿔야 한다. 전자정부 구현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사전적으로 정비개선해야 할 사안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우선 행정개혁 실천방안을 정하고 정보공개법과 사무관리규정을 개선하며 문서감축제도를 실시해야 한다. 전자서명·전자거래제도를 도입하고 정보윤리의식을 강화하는 작업도 필요하다. 이와 함께 정보기술 조달·관리를 위해서는 관련법규를 체계화하고 구매절차를 개선하며 예산편성 방법의 혁신 및 프로젝트 발주 방법 개선 등을 꾀해야 한다.

 세계 각국은 급속한 정보화 추세에 부응, 공공기관의 사무를 전자화함으로써 예산의 절감, 국민에 대한 신속한 서비스 제공, 국가정보자원의 효율적 관리를 도모하고 있다. 이같은 노력은 궁극적으로 국제적인 무한경쟁시대에 국가의 경쟁력을 강화해 경제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함이다.

 우리나라가 그동안 전개해온 행정정보화는 대체로 부처별·단위업무별 전산화에 치우쳐 업무의 생산성이나 대민서비스의 만족도를 높인다는 정보화의 목표와는 다소 거리가 있었다. 정부가 의욕을 보이고 있는 「전자정부」가 제대로 구현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행정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들이 너나할것 없이 네트워킹의 본질과 그것이 갖는 장점을 인식해 피상적인 피해의식에서 벗어나 스스로 적극성을 보여야 한다. 법과 제도정비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수행하는 공무원들의 의식개혁 없이는 정부의 노력도 반감될 수밖에 없다. 변화의 실체를 바로보지 못하고 생색만 내려는 경직된 조직체계로는 「정부혁신」은 물론이고 「열린 행정」도 제대로 구현할 수 없다.

 이제는 과거의 폐쇄적인 수직구조에서 벗어나 신경망과 같은 네트워크를 통한 수평적 구조로 부처의 기능과 역할이 바뀌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조직부터 변화해야 한다.

 따라서 국민회의 정책기획단은 이번에 마련한 「전자정부구현특별법(안)」을 기존 정보화촉진법으로 대체하든 별도의 특별법을 만들든 기존 법률과의 관계설정을 보다 명확히 해 추진체계에 혼란을 주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특별법을 만드는 게 능사는 아니지만 획기적인 조치 없이는 전자정부의 조기구현은 구호성 말의 성찬으로 끝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전자정부 구현을 통해 국가행정시스템의 실질적인 개혁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더욱 조직적이고 광범위한 처방전을 마련해 치밀하게 준비하고 밀도있게 추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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