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차량용 메모리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1위를 차지했다. 얼핏 보면 당연해 보이는 일이지만, 2024년까지 미국 마이크론이 차량용 메모리 시장에서 1위를 차지했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일찌감치 차량용 메모리 시장에 투자해온 마이크론은 여전히 관련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의 점유율은 각각 40%, 36%로 격차가 크지 않은 상황이다.
이같은 추세의 배경에는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의 자동차 시장 대응이 다소 늦었던 점이 있다. 장기적이고 꾸준한 투자가 필요한 차량용 반도체 시장의 특성상 앞으로도 많은 투자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최근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자율주행과 인포테인먼트 시장의 성장으로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다. 자동차가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생활 공간으로 진화하면서 정보통신기술(ICT)·인공지능(AI) 시장과 빠르게 융합되고 있다. 자율주행 차량에서 멀티미디어 서비스가 제공되는 미래형 자동차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실제로 2025년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서는 ADAS·자율주행·인포테인먼트 시장의 성장,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시장의 포화, 중국 차량용 반도체의 성장이 주요 특징이 됐다. 앰코테크놀로지의 프라사드 돈드 부사장도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서 MCU 시장의 포화와 ADAS·자율주행과 인포테인먼트 시장의 성장을 핵심 이슈로 꼽았다. 특히 기존 5대 차량용 반도체 기업의 성장이 포화하는 동안, 자율주행과 인포테인먼트 관련 업체가 크게 성장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주요 5대 차량용 반도체 회사의 매출 증가율은 인피니언 '1%', NXP '0%', TI '6%', ST마이크로 '-25%', 르네사스 '-7%'를 기록했다. 반면 ADAS·자율주행과 인포테인먼트 시장에서는 퀄컴 '25%', 엔비디아 '39%', 모빌아이 '15%'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차량용 반도체 시장 1위 인피니언 매출이 85억달러, 4위 ST마이크로와 5위 르네사스의 매출이 각각 45억달러와 43억달러인 반면, 새롭게 성장하는 퀄컴·엔비디아·모빌아이의 매출은 각각 41억달러, 23억달러, 19억달러를 기록했다. 기존 반도체 업체 ST마이크로·르네사스와 신규 성장 업체 퀄컴의 차이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는 점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중국 시장에서는 호라이즌 로보틱스의 매출이 5억달러 수준으로 성장했으며, 화웨이는 반도체·전장·소프트웨어 등 자동차 사업을 통해 36억50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2026 오토차이나'에서도 중국 시장 변화와 우리나라 기업의 과제를 살펴볼 수 있었다. 먼저, 중국 완성차의 자체 프로세서 개발 추세에 따라 엑시노스 등 국내 프로세서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고 있다. 반면 중국 완성차 프로세서 개발과 대만 TSMC의 생산량 포화에 따라 삼성전자 파운드리(위탁생산) 수요는 증가하고 있다. 여기에 차량용 메모리 시장에서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다만 CXMT 등 중국 메모리 업체의 성장이 위협 요인이 되고 있다. 국내 업체 측면에서는 메모리·비메모리·파운드리 등 종합적인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앞으로 자율주행과 생활공간으로의 진화를 주목해야 한다. '자동차·AI·ICT 산업'의 융합 트렌드를 반영하고 수요에 기반한 차량용 반도체 먹거리를 발굴해야 한다. 자율주행 응용으로 발전해 나가는 AI 프로세서 전략·스마트폰과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연계 전략·전기차와 전력 반도체 산업 연계 전략을 함께 고민할 필요가 있다. 여기에 장기 투자가 필요한 차량용 반도체 특성을 고려, 기반 구축에 대한 정부 차원의 투자 요구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현대모비스와 산업통상부의 차량용 반도체 포럼에서는 주요 기업이 한 목소리로 차량용 반도체 파운드리 공유와 공동 검증 센터 설립을 요청한 바 있다. 차량용 메모리 1위 실적 달성을 기반으로 미래 먹거리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서 우리나라 기업의 좋은 성과를 기대한다.
정구민 국민대 전자공학부 교수 gm1004@kookmin.ac.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