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시대에 잘 나가는 기업 이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한파가 본격적으로 몰아친 지난 3월부터 본지에서 연재하기 시작한 「수요응접실-IMF는 새로운 기회」 시리즈가 9월23일자 26회를 마지막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번 시리즈를 기획하게 된 취지는 사회 전반에 불고 있는 구조조정 열풍과 맞물려 모범적으로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업체를 집중 소개해 IMF를 슬기롭게 넘길 수 있는 처방전을 제시하는 데 있었다.
더욱이 IMF라는 어려운 기업환경에도 불구하고 이미 자생력을 키운 회사의 본받을 만한 경영철학이나 회사운영 노하우, 구체적인 구조조정 사례를 통해 IMF시대에 힘들어하는 정보기술(IT)업계에 도움을 주자는 데 의미를 두었다.
시리즈를 마감하며 느끼는 것은 말 그대로 IMF시대에 잘 나가는 기업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점이다. 물론 여기에는 아주 보편적이며 교과서적인 경영기법도 있고 몇개 기업만이 갖고 있는 특수성에 근거한 회사운영 방법도 존재했다.
이를 요약해 IMF시대를 슬기롭게 이겨나갈 수 있는 처방서를 제시해본다.
△한우물을 파라=IMF 이전에 소위 이야기하는 통신시장의 황금기에는 다품종 위주의 백화점식 경영이 능사였다. 하지만 IMF 이후에는 이같은 팔방미인식으로 다방면에 다리를 걸치고 있는 기업보다는 한분야에서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유리하다.
한아시스템·KDC정보통신·콤텍시스템은 네트워크 한 분야만을 외골수로 파고들어 유수의 외국 네트워크업체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 국내시장에서 지명도 확보에 성공한 업체로 꼽힌다. 이밖에 메이콤·텔슨정보통신 등이 무전기 분야에서, 로커스·보승정보시스템·삼보정보통신 등은 컴퓨터통신통합(CTI) 분야에서 대기업 못지않은 기술력을 보유, IMF 한파에도 흔들림없이 회사 내실을 다지고 있다.
△기업 재정운영은 투명해야 한다=IMF시대에 잘 나가는 기업이 갖는 또 하나의 공통점은 튼튼한 재정기반과 투명한 재정관리다. 중견 및 벤처 기업은 상품기획에서부터 제품개발 및 마케팅은 물론 재정·인력 관리까지 회사와 관련한 모든 사항이 사장 중심으로 이뤄져 자칫 잘못하면 방만한 운영으로 흐르기 쉽다. 방만한 재정관리는 잘 나가는 시절에는 크게 드러나지 않지만 회사가 어려워질수록 회사를 망하게 하는 지름길이다. 범일정보·삼우통신 등은 투명한 재정관리로 업계에서도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는 회사다. 철저하게 재정을 분리, 공개해 사장부터 사원 모두가 회사 재정상태를 정확하게 알 수 있도록 하고 있다.
△IT기업의 궁극적인 경쟁력은 역시 앞선 기술이다=회사의 경쟁력은 마케팅력과 기술력이라는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교과서적인 이같은 명제가 실제 기업운영에서 등한시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매출이나 덩치 위주로 회사가 흐를 때는 장기적인 연구개발을 통한 내실 다지기보다는 소위 당장 보이는 시장상황에 따라 기업의 사업방향이 좌지우지된다. 회사성장이 조금 늦더라도 꾸준히 기술력을 쌓는 기업이 IMF시대에 궁극적인 경쟁력을 발휘하고 있다. 케이비테크놀러지는 IC카드 자동화 분야에서, 한길정보시스템은 CTI용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미디어링크는 네트워크 장비 분야에서 세계시장을 목표로 꾸준히 독보적인 기술력을 확보해나가고 있다.
이처럼 분명한 타깃시장을 정하고 이에 걸맞게 경쟁력을 갖춘 주력 아이템 확보에다 유통자금 등의 아웃소싱(미디어링크), 해외시장 공략(메이콤), 중고 네트워크시장 등 니치마켓 공략(위드네트) 등 다양한 전략과 전술을 갖춘 업체들도 IMF시장 상황에서 빛을 발한 업체로 평가된다.
아무튼 이번 시리즈를 통해 연재된 26개 업체의 공통점으로는 뭐니뭐니해도 방만하게 사업을 벌이지 않고 향후 유망시장을 겨냥해 내실을 다져왔고 어려운 시절에도 연구개발비만은 줄이지 않았던 오너들의 경영마인드를 빼놓을 수 없다.
〈김경묵·강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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