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인터넷 웹진 "메가람" 운영.환경운동가 노영대씨

『제가 운영하는 웹진 「메가람」은 한마디로 인터넷 자연학교나 마찬가지입니다. 도서관이나 표본실에 가도 구경하기 힘든 우리 풀, 나무, 새, 벌레에 대해 가르쳐주는 사이버교실인 셈이죠. 앞으로 첨단기술을 이용해 메가람을 사이버 자연사박물관으로 만드는 것이 제 꿈입니다.』

인터넷 자연정보매거진 「메가람(http://megalam.chollian.net)」 운영자 노영대씨. 그는 네티즌들에겐 「이색웹진 편집장」, 초등학생들 사이에선 「별난 환경운동가 아저씨」로 알려진 인물이다. 방송가에선 그를 「희귀한 다큐멘터리필름 수집가」, 학계에서는 「한국자연정보연구원 원장」으로 부른다.

그를 따라다니는 별명은 또 있다. 「ENG카메라를 메고 다니는 괴짜기자」가 그것. 알고 보면 노씨는 지난해 9월 자연정보연구원을 설립하기 전까지 15년간 한 우물만 파온 언론인 출신이다. 그가 천직으로 여겼던 기자생활을 마감한 데는 남다른 이유가 있었다.

『몇해전 환경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고 취재를 할 때였죠. 자연보호 캠패인 기사를 쓰다가 문득 저 자신이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 자연에 대해 너무 무지하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죠.』

그때부터 그는 틈만 나면 산과 들을 찾아 우리 동식물의 사진을 찍었고 3년전부터는 사당동에 작은 사무실을 마련해 놓고 자료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식물, 물고기, 새, 곤충에 이르기까지 10만점의 방대한 멀티미디어 자료가 모이자 그는 아예 신문사에 사표를 내고 사당동에 한국자연정보연구원 간판을 내걸었다. 그리고 서버, 애플 매킨토시, 스캐너, 펜티엄Ⅱ PC 2대, 중고 ENG카메라, 디지털카메라, 편집기 등을 사들였다. 기자시절 모아놓은 돈에 퇴직금까지 보태야 했다.

그 결과 8개월만에게 공개한 것이 바로 웹진 「메가람」. 3D 동영상으로 아름다운 우리 동식물들을 보여주고 자연보호의 메시지를 들려주는 이 사이버교실은 아직 일반인들보다 학자들이나 환경운동가들로 붐빈다. 그밖에 디지털 전자도감시리즈 중 첫번째 작품인 CD롬타이틀 「우리꽃 나들이」가 곧 출시될 예정이다. 장수하늘소를 키우는 육성시뮬레이션게임도 시나리오가 완성단계.

그는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고산자 프로젝트」라는 이름을 붙였다.

『제가 가장 존경하는 분은 양반도 벼슬아치도 갑부도 아니면서 혼신의 힘을 다해 대동여지도를 만든 고산자 김정호 선생입니다. 좀 거창하게 들릴 지 모르겠지만 저도 우리 땅의 동식물을 집대성한 생태계 데이터베이스를 만들기 위해 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그는 자신의 일에 대해 자부심을 갖고 있다며 쑥스럽게 웃는다.

그는 콘텐츠 개발을 맡은 베테랑 프로그래머 강병수 부장, 3D전문가 한경완씨, 컴퓨터그래픽을 맡은 권순식씨 등 뜻을 같이 하는 자연정보연구원 식구들이 가장 고맙다. 광릉수목원 이유미 박사와 곤충연구실 원갑재 실장, 교원대 김수일 교수, 중앙대 안영희 교수, 자연사진작가 김정명씨, 생태사진작가 이규열씨 등 웹진에 글과 사진을 보내주는 각계 인사들도 더없이 든든한 후원자들이다.

『환경오염이야말로 소리없는 원자폭탄입니다. 미국만 해도 회색늑대, 트럼펫백조, 아메리칸독수리 등 멸종 직전의 희귀동물들을 복원하는데 성공했습니다. 20년 연구 끝에 환경호르몬의 영향으로 황새가 무정자증에 걸린 것을 알아낸 일본은 러시아의 자연늪지에 찾아가 6쌍의 황새를 80마리로 증식시켰죠. 지금 우리가 환경운동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우리 후손들은 추억의 노래 속에 등장하는 따오기를 더 이상 볼 수 없게 될 겁니다.』

메가람 다음 호 기사를 쓰기 위해 취재가방과 디지털카메라를 들고 서둘러 한택식물원으로 가면서 그가 남긴 말이다.

<이선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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