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맨홀 (465)

『고객관련 시스템의 프로그램 데이터라는 말이요?』

수화기를 통해 들려오는 김지호 실장의 목소리가 떨렸다.

『그렇소. 일단 분석은 끝냈소. 아직 시스템으로 어떻게 침투해야 할 것인지는 알아내지 못했소.』

『침투요? 일본의 고객관련 시스템으로 침투할 수 있다는 말인가요?』

『NTC의 고객관련 시스템에도 독수리 칩에 있던 바이러스 회로가 내장되어 있었소. 그 회로를 움직일 수 있는 신호 주파수만 찾으면 시스템으로 침투가 가능할 것 같소. 만일 이번 사고가 일본과 연계되어 있다는 것이 확실하다면 반대로 일본 전국의 통신망을 마비시켜 버릴 수도 있다는 것이오.』

『김 박사 생각은 어떻소? 이번 사고에 일본이 관여한 것 말이요.』

『중국 통신현대화사업의 사업권을 놓고 우리와 벌이고 있는 경쟁에서 일본은 결코 그냥 있지는 않았을 거요. 그렇게 볼 때 어떤 수작을 했을 것이고, 그 친구가 이용되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나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소. 조금 후면 요람일기 인권의 내용을 다 파악할 수 있겠지만, 어젯밤에 대충 본 내용만으로도 이번에 발생한 사고에 그 친구가 관여되었다고 볼 수 있는 내용이 있어요. 그 친구의 할아버지요. 아까 이야기했듯이 요람일기의 내용에 우리나라 통신피탈의 주범인 다나카와 다나카 일가에서 그 친구의 할아버지와 그 가족들에게 도움을 주었다는 내용이 있다고 했소. 조로아스터라는 종교를 같이 신봉한다는 것 때문이라고 했는데, 결국 그 친구가 다나카 일가의 사주를 받고 이번 사건을 일으킨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김 실장, 그 친구 대단한 친구요. 그 친구의 능력이라면 우리나라 통신망 전체도 혼란에 빠트릴 수 있었을 거요. 하지만 일부분에만 장애가 발생했소. 그것도 하루 동안만 장애가 발생하도록 되어 있었소. 그것을 본다면 그 친구도 어쩔 수 없는 형편에서 이번 사고를 일으켰는지도 모르겠소.』

『김 박사, 그 친구의 데이터 더 검토해 봅시다. 시스템으로 침투할 수 있는 방법도 찾아 봅시다.』

『알겠소. 만일 일본이 그 친구에게 사주한 것이 확실하다면 우리도 일본의 통신망을 마비시킬 필요가 있을 것이오. 그래야 중국 통신현대화사업을 위한 게임도 동등한 입장에서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요. 어쨌든 재미있는 게임이 될 것 같소.』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