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각계각층에서 정보화에 대한 관심이 크게 고조되고 있다. 정보화를 통한 국가사회 전반의 경쟁력 강화로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나아가 삶의 질을 높여 나가야 한다는 현실에 비추어 매우 바람직한 현상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컴퓨터 세대를 제외한 대부분의 국민은 정보화의 중요성에 대해 막연하게나마 인식을 같이 하면서도 실생활과 동떨어진 개념으로 치부, 외면하거나 또 정보기기의 활용능력 등 정보화의 실질적인 수용태세가 크게 미흡한 것도 사실이다. 더욱이 정부가 정보문화 창달 및 확산운동을 전개한 지 올해로 10년이 지났는데도 아직까지 대부분의 국민이 정보기기의 활용 등 정보화의 실질적인 수용태세를 갖추는 데 별로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은 경제적인 어려움 등 여러가지 복합적인 요인을 감안한다 해도 결국 운동의 성격이나 내용에 비춰 정부주도의 행사가 가져다주는 한계가 가장 큰 요인이 아닌가 생각되고 있다.
이런 점에서 민간차원의 범국민 정보화 실천 운동기구로 한국정보문화운동협의회가 정식 발족됐다는 것은 그 의의가 크다. 한국정보문화운동협의회가 지금까지 관이 주도해온 정보문화운동과는 달리 국민이 자주적으로 전개하는 민간운동으로, 정보의 이용 및 수요창출을 극대화하기 위한 국민운동으로, 또 삶의 질을 향상시켜 정보복지 사회를 실현하기 위한 실천운동으로 정착시켜 나갈 것을 다짐하고 나선 것은 지금까지 정부주도의 연례행사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정보문화운동의 일대 개혁을 시사하는 것으로 그 성과가 크게 기대되고 있다.
이 협의회의 발족을 계기로 정부의 정보화 정책을 수립, 조정하는 기능은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정부차원의 정보화추진위원회가 담당하고 국민의 정보화 인식제고 및 확산, 국민 정보화교육 및 정보이용 생활화교육 등 민간차원에서의 정보화 실천운동은 정보문화운동협의회에서 담당하게 돼 앞으로 정보화와 관련된 정책과 시행은 사실상 민, 관기관으로 양분될 전망이다. 이 협의회는 앞으로 국가정보사회 추진에 있어서 민간부문에서의 선도적인 역할과 새로운 촉매제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성공적인 협의회 운영을 위해선 몇가지 관심을 갖고 고려해야 할 사항들이 있다.
협의회는 지금까지의 추상적인 정보화 마인드 확산에서 한걸음 나아가 사회지도층은 물론 모든 국민이 실제로 정보기기를 다룰 수 있도록 활용능력을 제고하는 등 정보이용의 활성화에 큰 비중을 두겠다는 원대한 의욕을 보이고 있지만 우리의 현실적인 정보화 수용태세를 감안할 때 이의 효율적인 시행에는 많은 어려움이 뒤따를 것이며 따라서 사전에 또는 동시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들이 많다고 할 것이다.
효율적인 정보화를 위해선 우선 정보기기 활용능력 제고가 무엇보다도 중요하지만 국민이 실제로 원하는 정보를 편리하게 검색, 활용할 수 있도록 마인드를 조성하는 일이 중요하다. 우리말 정보처리기술의 개발을 비롯해 영화, 만화, 전자출판 등 영상산업 육성, 저작권 정비 등 기타 여건이 함께 조성돼야 한다. 따라서 정부 관계부처는 물론 전자산업계와도 긴밀한 협력관계를 가져야 할 것이다. 아무리 고도의 정보처리시스템을 개발하고 많은 정보를 축적했다고 해도 업무처리절차의 개선이나 법, 제도의 정비와 같은 구조적인 변화 없이는 그 효과를 나타내기 어렵다. 또 정보화가 단순히 전산화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하지만 국민을 오퍼레이터로 양산할 필요도 없다. 정보화는 국민의 생활의 질을 높이고 창의력과 활력을 불어넣는 수단이 돼야 한다. 국민의 자발적인 참여분위기 조성도 중요하다. 정보화의 실질적인 수혜자는 국민이므로 지금까지의 정부부처 중심의 정보화 정책은 일대 방향전환이 필요하다. 그동안에도 정부정책의 독주를 막고 감시하는 견제기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협의회는 민간의 자발적인 참여분위기 조성과 함께 정부정책의 독주를 막는 견제기구로서, 또 민간의 의견이 보다 적극적으로 정책에 반영되도록 적절한 역할과 기능을 수행해 나가도록 해야 할 것이다.
세계 각국이 국가경쟁력 제고를 위해 정보화를 국가전략으로 추진하면서 한편으로는 일반 국민의 정보이용을 보편화하고 생활화를 촉진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정보기술혁명이 초래하는 사회구조 및 생활양식의 급속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정보문화 확산운동은 범국민운동으로 추진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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