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테이프 판매가에 대한 「가격 가이드라인」이 서둘러 철폐돼야 한다는 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프로테이프제작사와 비디오 대여점간의 끊임없는 분쟁의 불씨가 되고 있다는 점도 그것이지만 「벤처」라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특성을 살리지 못해 새 물을 담아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꿈을 앞세운 혜성과 같은 신예 제작사의 참여를 찾아볼 수 없고 경쟁력을 앞세운 비디오대여점은 극소수에 불과한 실정이다. 극장개봉작이라고 포장해 팔면 되고, 대여 회전율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판단되면 구매해 대여하면 그만이다. 흥행의 요소라는 것이 작품 외에는 털끝만큼에도 없다. 이로 인해 작품과는 무관한 「극장개봉작」이 홍수를 이루고 있다. 또 다른 흥행의 요소인 합리적인 가격과 유통정책은 완전히 실종돼 버린 것이다.
바로 「가격 가이드라인」때문이다. 프로테이프 제작사와 비디오 대여점간의 「신사협정」으로 맺어진 「가격 가이드라인」은 실제로는 제작사와 엔드유저인 비디오 대여점의 경쟁력을 앗아가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합리적인 가격은 마케팅전략의 핵심이다. 소비자의 만족도와 수요 공급의 원칙에 의해 이루어지는 합리적인 가격책정은 제작사 뿐만 아니라 비디오 대여점에도 큰 이익을 줄 수 있다. 그러나 현재 프로테이프시장에서 합리적인 가격은 존재하지 않는다. 극장흥행작 및 개봉작은 2만2천∼2만7천5백원에 공급해야 하고 미개봉작 및 아트영화는 1만7천5백원이다.
흥행이 예상되는 화제작 「리플레이스먼트 킬러」를 소비자의 호응도를 고려해 1만원에 공급할 수는 없을까.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하다. 「극장흥행작이고 3만개 이상의 판매가 예상되는 작품」이라는 가격 가이드라인에 꽉 매여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제작사들의 마케팅은 방송이나 신문광고가 고작이다. 좋은 영화를 찾기보다는 극장개봉작 만들기에 혈안이 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 5월말까지 공급한 50여편 작품 가운데 아트영화는 한편도 없었다고 실토했다. 아트영화의 판권을 구매해서 공급하려 해도 가격 가이드라인 때문에 수지타산을 맞출 수 없기 때문에 아예 시도조차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는 달리 A사는 극장개봉작 만들기로 성공한 케이스에 속한다. 별로 주목받지 못하는 영화를 변두리 극장에 일주일 내걸고 한달후 비디오로 출시할 때는 거뜬히 상종가의 가격을 받아내곤 했다.
최근들어서는 비디오 직배사들에도 이같은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모 직배사에 의해 개봉된 한 영화는 인디펜던트사 작품으로 중앙의 극장가에는 명패도 달 수 없었다. 그러나 이 영화는 프로테이프시장에서 상종가를 받아낼 게 분명하다.
프로테이프 가격의 바로미터가 되고 있는 「극장개봉작」 만들기는 어찌보면 노출빈도를 높이기 위한 마케팅 전략의 일환일 수도 있겠지만 프로테이프 제작사들이 비디오판권만을 주로 구매해 판매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가격 가이드라인」에 짜맞추기 위함이라는게 명백해 진다.
<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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