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보화전략회의"에 부쳐

김대중 대통령 주재로 어제 열린 「제1차 정보화 전략회의」는 정보화 촉진과 정보통신산업의 육성을 통해 단기적으로는 현재의 경제위기 상황을 조기에 극복하고 장기적으로는 21세기 지식정보사회의 기틀을 조성하기 위한 정부의 실천의지를 다지기 위한 것으로 관련업계는 물론 국가적 구조조정을 갈망하는 일반 국민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과거 1백50여명의 과다한 인원이 참석, 사실상 행사용 수준에서 탈피하지 못했던 「정보화추진 확대회의」와는 달리 어제의 정보화 전략회의는 관계부처 장관 등 정부인사와 금융계, 학계, 유관단체와 민간전문가 등 19명이 참석해 짜임새 있는 논의가 가능했고 정보통신부, 행정자치부, 기획예산위원회 등 관계부처의 정보화 추진과 관련한 보고내용도 종전과 달리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실천의지를 담고 있어 일단 신뢰가 간다.

침체된 경기를 부가가치 생산성이 높은 정보사업 육성으로 정면 돌파, 국가적 발전의 기틀을 다지면서 상당한 수준의 고용창출 효과까지 얻겠다는 것은 새로운 발상의 전환이다.

정부는 행정정보화로 경상경비 및 인력을 10% 절감할 때 재정 총규모의 1.5%에 해당하는 연간 약 2조원의 절감이 가능하고 기업정보화로 10%의 투자효율을 상승시킬 경우 약 4조원의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등 국가 전체적으로 약 15조원의 투자비 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보화는 금융기관이나 개개 기업 입장에서 인건비 절감과 높은 부가가치 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일을 가능케 하는 수단으로 인식돼 있다. 그래서 IMF한파가 몰아치기 전까지는 정보화 투자가 꾸준히 이루어져 온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의 경제위기는 이같은 기업의 투자의지를 상당히 꺾이게 했고 따라서 승승장구하던 정보통신산업도 주춤거리고 있다. 그동안 고용효과 측면에서, 특히 젊은 세대 취업의 장으로서 상당한 기여를 해온 정보통신산업의 제자리 걸음 혹은 후퇴현상은 현재 우리사회의 화약고가 될 위험을 안고 있는 실업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따라서 현재의 상황극복을 위한 정부의 정보화 의지는 당연하다.

문제는 이제까지의 모든 정책이 그래왔듯이 정부의 의지만으로는 실효를 거두기 어렵다는 데 있다. 정책의지를 뒷받침할 제도적, 구조적 조정이 선행되지 않으면 안된다. 특히 정보화는 캠페인성 운동으로 이루어질 성질의 문제가 아니다.

이번 전략회의에서 밝힌 사회 전반의 정보화 확산 방안 가운데는 전국민 대상의 정보화 교육 확대, 민간의 자발적 정보화운동 유도 등이 포함돼 있다. 물론 발전대책으로 기간통신사업자의 정보통신 인프라 투자의 지속적 확대를 위한 재원 확보, 정책자금을 통한 통신사업자의 인프라 투자지원 강화, 우편대체자금을 통한 자금지원, 초고속정보 인프라 조기구축 등의 지원정책이 제시되기는 했으나 아직도 캠페인에 의존한 정책실현의 헛꿈이 조금은 남아 있지 않나 염려스럽다.

정보통신 벤처기업의 창업지원, 정보통신분야 고용확대 추진 등의 방안도 그동안 정부가 늘 강조해 온 것이지만 그 실효성에 있어선 회의적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동안 정부가 거듭 밝혀온 정책의지가 이를 구체적으로 실천해야 할 말단까지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 듯 지원받고자 하는 당사자들에게는 배신감만 더해줬기 때문이다. 아무리 좋은 정책도 행정민원부서나 자금배분을 위임받은 금융기관에서 동일한 의지를 갖고 집행하지 않으면 결국 빛 좋은 개살구가 되고 만다. 이제까지 각종 실업자 지원대책이 나왔어도 막상 당사자들은 절망감만 커져가는 현실이 바로 일선창구의 소극적인 협조나 행정편의주의 때문이듯 정보화 정책도 자칫 이같은 범주에서 탈피하지 못할 우려가 크다.

관련 법제도를 정비하겠다는 방안도 내놨지만 이 또한 정치적 의지보다는 산재돼 있는 법률들간의 불일치, 괴리현상부터 해소하는 세심한 집행의지가 우선돼야 한다. 각 부처가 우선 정책목표를 공유하지 않는 한 저마다 기구 만들고, 또 저마다 법안 손질에만 골몰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행정의 원스톱서비스가 중요하지만 그보다 법제도와 정책의 정비, 집행이 더 시급하고 중요하다는 인식부터 가질 것을 권한다.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