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맨홀 (391)

제10부 시뮬레이션 (10)

『형부, 그래요. 50억이 다른 은행으로 온라인을 통해 송금되었어요. 그리고 그 돈이 어저께 모두 현금으로 인출되었어요.』

『다른 은행에서 말이지?』

『네. 우리 은행에서는 전산망이 오프라인 상태라서 확인할 수가 없었고, 다른 은행에서는 전산망이 온라인 상태여서 출금이 가능했어요.』

『송금된 시간이 언제였지?』

『화재가 발생하기 바로 직전이었어요.』

『직전?』

『네. 3시 50분부터 4시 사이였어요.』

『3시 50분? 그렇다면 통제실에서 감지한 시간보다 조금 빠른 시간인데, 참 처제 은행의 전산망이 오프라인으로 된 시간이 3시 50분 경이라고 말하지 않았나?』

『그래요. 3시 50분이었어요.』

『그렇다면 화재가 발생하기 전에 전산망을 끊고, 그 중간에서 단말기를 본점의 주컴퓨터로 데이터를 입력시켰다는 것인가?』

『형부, 그것이 어떻게 되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전산망이 끊겨 오프라인으로 된 것은 3시50분이 맞아요. 정확하게 기억할 수 있어요.』

『처제, 그 작업 데이터는 어디서 작업한 것으로 되어 있는지 알고 있나?』

『혜경이에요. 그 친구 단말기를 통해서 입금된 것으로 되어 있어요.』

『혜경이? 어제 죽은 여자 말인가?』

『그래요. 그 친구 단말기로 되어 있었어요.』

『그럼 그 친구 단말기만 온라인 상태로 되어 있었다는 말인가?』

『아니예요. 화재가 발생한 날 분명히 그 친구의 단말기도 오프라인으로 되어 있었어요. 그것은 확실해요. 그 친구, 오프라인이 되고 불이 날 때까지 나와 함께 아무 일도 하지 못하고 있었어요. 본격적으로 불이 났을 때 밖으로 불 구경을 나가긴 했지만 그 시간은 이미 4시가 넘었을 때였어요.』

『각 단말기마다 패스워드가 걸려 있지 않았나?』

『패스워드가 정확히 일치한데요. 그러니까 작업이 수행되었지요.』

『그 돈이 그럼 누구의 계좌로 입금이 된거야?』

『네. 동일인의 이름으로 된 100개의 계좌에 5천만원씩 현금으로 입금되었어요. 그 100개의 계좌에서 어저께 모두 현금으로 인출되었구요.』

『그렇다면 그 사람을 쉽게 수배할 수 있지 않을까? 요사이 은행마다 감시카메라가 설치되어 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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