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맨홀 (390)

『조 반장님, 그럼 저 친구는 이제 어떻게 되지요?』

『어쨌든 현행범입니다. 검찰에서 어떻게 처리할 지 몰라도 재판을 받아야 할 것입니다.』

김지호 실장은 유치장을 벗어나 조 반장 자리에 놓여있던 출력물을 서둘러 챙겼다. 아무래도 은행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처제 현미가 신경이 쓰였다.

『참, 어제 그 사건은 진척된 것이 있습니까?』

은행의 현미를 떠올리다가 불현듯 어제 창연오피스텔에서 죽은 여자 사건이 궁금해 진 것이었다.

『벌거벗은 채 죽은 처녀 말인가요?』

『네, 창연오피스텔 사건 말입니다.』

『아, 지금 그 사건때문에 바쁜 것입니다. 전담반을 구성하여 사건을 추적하고 있지만, 아직 특별한 단서는 잡힌 것이 없습니다. 오늘 오후에 시체부검 결과가 나오게 되면 정확한 사망 시각과 원인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진행이 빨라질 것입니다.』

『빨리 처리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저는 돌아가서 이 자료 읽고 나서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오전에는 제가 좀 쉬어야 할 것 같고, 오후 늦게는 자리에 있을 것 같습니다.』

『자, 계속 수고하십시오.』

김지호 실장은 경찰서를 벗어나 곧바로 광화문 쪽으로 차를 몰았다. 광화문 네거리. 맨홀 화재현장에는 여전히 작업표시판 하나만 놓여있을 뿐, 화재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이 되어 있었다. 하지만 맨홀 속에서는 아직도 최종정리를 위해서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을 것이었다.

지하 주차장. 김지호 실장은 차를 일동은행 건물 지하 주차장에 놓고 느티나무를 밑을 지나 일동은행 쪽문으로 들어섰다. 아직 업무는 시작되지 않고 있었다.

『아, 형부!』

현미가 먼저 알아보고 자리에서 일어서 김지호 실장에게로 다가왔다.

『처제, 아무도 없이 아이들하고 지내느라고 고생이 많았지?』

『형부, 괜찮아요. 그것보다 더 중요한 일이 생겼어요.』

『어떤 일, 아까 전화로 이야기하던 일 말인가?』

『네, 잠깐만 이리와 보세요.』

현미는 강제로 이끌다시피 하여 쪽문 밖으로 김지호 실장을 이끌었다.

『형부, 우리 은행에서 사고가 터졌어요.』

『어떤 사고?』

『우리 은행에서 불법으로 50억이 타 은행으로 입금처리가 되었어요.』

『50억?』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