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오후 2시, 동성중학교 전산실. 토요일임에도 불구하고 40명의 남, 여 중등 교사들이 모여 저녘 늦게까지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날 모임의 정식 명칭은 「제3회 서울시 컴퓨터 교사 연구회 정기총회」.
지난 95년 숭실대학에서 컴퓨터 교사자격 연수과정을 수료한 50명의 교사들로 구성된 이 모임은 지난 2년동안 매 분기에 한번씩 각종 컴퓨터 연수모임을 가지면서 그 때마다 중학교 컴퓨터 교육과 관련된 각종 현안을 토론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벌여왔다.
따라서 이날 모임의 목적도 임기가 만료된 회장단 선출을 제외하면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교육부와 학교측의 무관심과 이해부족 등으로 겉돌고 있는 중학교 정보화 교육을 어떻게 정상화시킬 것인가에 맞춰졌다.
평소에도 연구회 활동에 열심인 N중학교 J교사조차 『지난 수년동안 학생들을 대상으로 주당 1시간씩 1년에 34시간동안 컴퓨터 교육을 실시해 봤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이 교육 내용을 절반도 소화하지 못해 안타깝기만 할 뿐』이라고 하소연 할 정도였다.
그는 무엇보다도 태부족 상태인 교육용 소프트웨어의 보급을 호소했다. 즉, 학교에 아무리 많은 최신 컴퓨터 하드웨어가 보급됐다고 해도 이를 뒷받침할 만한 소프트웨어가 없으면 하드웨어는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는 고철에 지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또 이날 토론에서는 컴퓨터 담당 교사들의 연수문제도 시급한 과제로 지적됐다. D중학교 K교사는 『현재 학교에서 컴퓨터를 가르치고 있는 교사들중에도 평소 컴퓨터 활용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실토하는 사람이 상당수에 달하고 있다』며 『이러한 형편에서 이들이 가르치는 학생들이 어떻게 제대로 된 컴퓨터 교육을 받을 수 있겠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비록 소수이기는 하지만 희망섞인 전망도 제기됐다. C중학교 L교사는 김대중 대통령이 지난 2월25일 취임사에서 『우리나라를 세계에서 컴퓨터를 가장 잘 사용하는 정보대국으로 만들겠다』고 약속한 사실을 상기시킨 후 『곧 획기적인 학교 정보화 정책이 나오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또 다른 몇몇 교사는 『교육부에 의해 오는 2000년까지 추진될 전국의 초, 중등 학교 멀티미디어 교실 구축계획에 더 큰 희망을 걸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토론에서 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은 극소수에 그쳤다는 사실을 마지막으로 꼭 지적하고 싶다.
<서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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