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맨홀 (382)

일동은행.

모든 직원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있었다.

어쩔 줄 모르고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고 있을 뿐이었다.

『도대체 어떻게 된 거요?』

지점장이었다. 여러 개의 꽃다발이 놓여 있는 혜경의 자리 앞에서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큰 소리로 이야기하고 있었다.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것을 어떻게 믿겠소. 김 차장, 도대체 어떻게 된거요?』

『지점장님, 이미 확인할 것은 다 확인했습니다. 모든 것은 사실입니다.』

『몇 군데로 빠져나갔소?』

『네, 1백군데의 계좌로 빠져나갔습니다. 다 같은 이름의 통장이었습니다.』

『처@자는 혜경이 말고는 없었습니까?』

『네. 다 혜경이의 단말기에서 처리된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패스워드도 정확하게 맞습니다.』

『송금된 돈은 언제 빠져나갔지요?』

『어저께였습니다. 어저께 1백군데 은행에서 차례로 5천만원씩 현금으로 인출되었습니다.』

『돈을 인출한 은행에서는 온라인이 작동되었는데, 왜 우리 은행의 온라인은 고장이었소? 온라인이 고장만 아니었어도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 아니오?』

너무나 황당한 일에 지점장은 어쩔 줄 모르고 당혹스러워 하고 있었다. 격앙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아니, 다른 데는 괜찮은데 왜 우리만 그렇게 수리가 늦어졌는지,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소.』

『지점장님, 은행 바로 앞에서 화재가 발생했기 때문에 고장수리가 늦어졌습니다. 여러 차례 확인했지만 고장난 곳이 많았고, 고장상태가 복잡해서 수리가 늦어졌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그렇지, 우리 은행의 전용망만 늦게 수리된 것은 납득할 수 없소. 이것은 조직적인 범죄일 수도 있소.』

『온라인이 처음으로 끊긴 것도 다른 은행보다 일찍 끊겼습니다. 맨홀에 화재가 발생하기 전에 이미 우리 은행의 전용회선이 오프라인이 되었고, 오프라인 이후에 곧바로 1백군데의 은행으로 송금되었습니다.』

『정확하게 몇시 몇분이었지요?』

『맨홀에서 화재가 발생했던 날 15시 50분부터 16시 정각까지였습니다.』

『참,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네. 현미 씨, 그날 혜경이한테 이상한 점을 느끼지 못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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