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의 소비시장인 미국은 달러강세와 경기부양으로 요즘 활기에 넘치고 있다. 특히 그동안 기업을 중심으로 사용돼 온 PC가 지난해부터 일반가정으로까지 급격히 보급되며 홈PC 붐이 일고 있다. 이같은 미국의 현상은 그 파장이 점차 전세계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저가에다 사용하기 쉬워 일반인들로부터 사랑받는 홈PC는 정보사회의 성패여부를 가늠하는 척도로 인식되고 있어 국내에서도 홈PC 시장공략을 위한 대책마련이 시급한 시점이다.
특히 최근 들어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CE 운용체계(OS)를 소니가 자사의 가정용 전자기기에 채택해 네트워크화를 추진키로 양사가 제휴하는 한편 오는 6월 출시되는 MS의 윈도98 OS에서는 인텔의 「인터캐스트」 소프트웨어까지 통합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PC에서도 TV를 수신함은 물론 웹을 통한 전자상거래까지 활용할 수 있다. 향후 이같은 TV와 PC의 통합화를 위한 업계의 제휴가 활발해져 홈PC 시장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미국의 시장조사업체인 IDC에 따르면 미국의 홈PC 보급률은 지난 3년간 40%선에 머물다 지난해에 43%로 뛰어올랐다. 이런 추세라면 오는 2002년경 미국 가정의 홈PC 보급률은 60%에 이를 것이며 현재 연간 1천2백만대인 홈PC 판매가 2002년에는 1천7백50만대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홈PC가 이처럼 짧은 기간에 급격히 확대되리라는 전망의 최대 근거로는 저가PC의 등장이 꼽힌다. 컴팩컴퓨터가 처음으로 1천달러 미만의 PC를 내놓자 IBM, 휴렛패커드, 디지털이퀴프먼트 등 대형 업체들도 앞다퉈 가격인하에 나섰다.
지난해 미국시장에서 팔린 컴퓨터의 30%가 1천달러 미만이었다. 또다른 시장조사업체인 컴퓨터 인텔리전스사에 따르면 지난 1월에 홈PC의 평균 가격은 1천1백69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0% 정도 떨어졌으며 올 연말까지는 6백달러까지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내수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컴퓨터업체들도 전세계적으로 떠오르고 있는 홈PC 시장을 적절히 공략할 수 있는 대책마련에 나서야 할 것이다.
홈PC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판매업체의 사고전환이 필요하다. 이제까지 PC는 일반 사무실에서 업무를 보는 데 필요한 사무도구였다. 이와 달리 홈PC는 오락이 중심이 되는 흥미 위주의 가정용 필수도구로 정착되고 있다. 접근법부터 달라져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특히 무엇보다도 사용하기 쉬워야 한다. 컴퓨터의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기술이 지금까지 괄목할 만한 성장을 거두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사전지식 없이 사용하기는 어렵다. TV나 냉장고, 세탁기처럼 PC도 사용하기 쉬워야 일반 가정에서 사랑을 받는다.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기술을 총동원해서 사용상의 편의성을 제고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데 매진해야 할 것이다.
가격인하는 홈PC 시장의 원동력이다. 사이릭스와 같은 일부 칩업체에서는 벌써부터 5백달러대 PC를 위한 CPU 개발에 나섰으며 앞으로 PC가격이 어디까지 내려갈지는 예측을 불허할 만큼 업체간 가격경쟁이 치열하다.
문제는 점차 심화되고 있는 가격인하 경쟁에서 어떻게 살아남느냐는 것이다. 올해 PC판매는 지난해 4, Mbps분기에 비해 뚝 떨어졌다. 빗나간 수요예측으로 과잉생산된 제품을 밀어내기식으로 유통업체에 맡겨 가격이 하락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 이럴 경우 대형 컴퓨터업체를 제외하고는 살아남기 힘들다. 전세계 PC시장의 빅5인 컴팩, IBM, 휴렛패커드, 델, 패커드벨의 시장점유율이 지난해 34%에서 올해 들어 벌써 46%로 높아지며 그같은 조짐은 사실로 나타나고 있다. 정확한 수요예측과 특화전략이 절실히 요청되는 시점이다.
교육 및 애프터서비스도 철저히 보장해야 한다. 가정에서 컴퓨터를 이용하다보면 모르는 것이 한두가지가 아닐 것이다. 그때마다 즉시 솔루션을 제공, 사용자가 컴퓨터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팔고 나면 그만이라는 식의 판매자세는 홈PC 시장에서는 절대 금기다. 한번 돌아선 소비자의 마음을 돌리기가 그만큼 어려운 시장이기 때문이다. 사용자의 어려움을 구석구석 일일이 챙겨 해결해 주려는 노력없이 홈PC 시장공략은 요원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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