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응접실] 델타콤 한강춘 사장

『국제통화기금(IMF)체제 아래 기업사활의 열쇠는 곧 제품의 경쟁력이라고 단언하고 싶습니다. 경기부진이 아무리 극심해도 궁극적으로 좋은 제품을 만들어 소비자에게 다가간다면 불황은 이미 저 산넘어로 가버린 셈입니다.』

지난해 무선호출기(삐삐)분야에서 1백54만개 4백13억원의 매출실적을 올려 국내 60여개 제조사들 가운데 「최다판매 최고매출」 등 두마리의 토끼를 한꺼번에 거머쥔 한강춘 델타콤 사장의 일성이다. 제품의 경쟁력을 높이는 길이 바로 연구개발(R&D)체제의 강화이며 이는 곧 IMF시대에 중소기업이 나름대로 성장해 나가는 유일한 길이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

이를 입증하듯 이 회사는 IMF 한파로 실업자가 급격히 늘고 있는 최근의 추세속에도 불구하고 10명의 연구개발 인력을 새로 뽑았으며 R&D비용 역시 올해 1백억원 정도를 집중 투자하는 등 공격적인 경영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중소 통신기기 제조사 입장에서 10명의 인력보충이라는 것이 요즘의 상황에선 어쩌면 일종의 모험 가운데 하나라고 칭할 정도로 극히 이례적인 사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는 『삐삐분야에서 미국의 모토롤러를 따라 잡겠다는 것이 앞으로의 계획』이라며 『이같은 목표달성을 위해 24시간 R&D체제 구축, 자유 출퇴근제 실시, 프로젝트별 팀제 운영 등을 통해 연구개발 인력의 능력을 배증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사장은 『IMF시대에는 절약도 제품경쟁력을 높이는 데 상당히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라고 강조하고 『중앙처리장치(CPU) 등 주요 부품의 구매를 종전 미국 위주에서 일본 등으로 다변화한 결과 월 비용절감액이 무려 5천만원을 넘어 경영안정에 상당한 도움을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IMF시대의 위기를 탈출하기 위해 델타콤이 수출을 강화하고 있는 것도 최근 두드러진 특징중의 하나다. 최근 미국의 퍼콤사와 중국 광성기업에 9백㎒ 및 2백80㎒대역 뉴메릭삐삐 6천대와 8천대를 공급키로 잇따라 계약을 체결하는 등 올해 40만개의 수출실적을 올릴 예정이다.

하지만 속내용을 보면 조금 다르다. 외국 바이어에게 선수금을 먼저 받고 수출에 나서고 있는데 이에 대해 한사장은 제품경쟁력을 인정받은 당연한 결과라고 설명한다. 그는 당분간 이같은 방침은 바꾸지 않기로 했다고 강조한다.

IMF시대를 탈피하는 지렛대가 바로 「R&D 강화」라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 그는 『주무대를 해외로 넓혀가기 위해 현재 해외 유력업체와 물밑접촉을 추진중이어서 조만간 좋은 소식이 있을 것으로 기대해도 좋다』고 자신한다.

델타콤은 올해 새로운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삐삐에 이어 무선전화기를 새로운 IMF 품목으로 선정해 내수는 물론 수출에도 본격적으로 가세하는 등 도약의 발판으로 삼을 작정이다.

한 사장은 『경제적인 무선전화기 개발, 공급 역시 잘만 하면 IMF시대와 딱 어울리는 사업 아이템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고 힘주어 말한다.

<김위년 기자>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