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배순훈 신임 정보통신부 장관

『국제통화기금(IMF)체제의 조기 극복을 겨냥, 수출확대에 총력을 기울이는 한편 국내업계의 국제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문을 연 배순훈 신임 정보통신부장관은 『아직 업무파악이 안돼 구체적인 답변을 준비하지 못했다』고 하면서도 인터뷰 내내 기자들의 까다로운 질문을 정연한 논리와 해박한 지식으로 받아내 MIT박사에 대기업 회장 출신의 경륜을 과시했다.

-정보통신정책의 큰 방향성은 어떻게 설정했나.

▲정책이란 어떤 알맹이를 제시하느냐도 중요하지만 이를 어떻게 실효성 있게 추진, 실천하느냐가 더욱 중요하다. 과거 문민정부에서도 좋다고 하는 모든 정책과 구상을 집대성, 신경제 5개년 계획을 내놓았지만 결과는 어떠했나. 미국 클린턴 행정부의 성공도 새로운 정책 제시보다는 새로운 「방법」으로 정책을 「수행」했기 때문이다. 「무엇(What)」이 아닌 「어떻게(How)」에 정책의 우선순위를 두겠다.

-수출이 업계의 당면과제로 부상했다. 수출을 획기적으로 증가시킬 복안은.

▲수출과 동전의 양면을 이루고 있는 기술개발전략을 먼저 수정해야 한다. 우리는 그동안 기술개발을 먼저 수행하고 일정한 노하우가 쌓였다고 판단되면 그제서야 수출에 나서는 방식을 취해왔다. 이제부터는 수출을 먼저 상정하고 이에 필요한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 또 기술개발 투자를 계속 확대해야 하지만 이를 불가피하게 줄여야 할 여건이라면 단 한가지라도 수출증가에 직접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하는 집중과 효율성 위주로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

-구체적인 수출 드라이브 전략을 밝혀달라.

▲우리 수출구조는 단말기와 부품 중심이었다. 앞으로는 소프트웨어, 그것도 일상생활에 적용이 가능한 SW를 집중 개발해야 한다. 예컨대 가장 편리한 인터넷 검색툴을 개발한다면 세계시장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또 남의 상품을 베껴 조립만 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무언가 우리만의 특징이 있는 상품개발이 시급하다. 덧붙여 업계가 세계 최대시장으로 떠오른 유럽시장에도 더 많은 관심을 갖도록 정부가 지원토록 하겠다.

-행정경험이 없다는 점 때문에 일부에서는 공무원 조직의 장악력에 우려를 표명하기도 하는데.

▲물론 관료조직의 특성이 있다고들 하지만 조직은 다같은 조직이 아닌가. 회장으로 재직한 대우전자도 2만명의 종업원이 있고 또 전세계 50여곳에 사업장이 있다. 큰 걱정은 안한다.

-IMF체제에서 그나마 고용확대를 유도할 수 있는 곳으로 정보통신분야가 꼽힌다. 고용문제에 대한 대책은.

▲외국인 투자를 적극 유치토록 하겠다. 세계무역기구(WTO)체제 출범으로 더이상 외국기업과 외국인 투자에 제한을 가하거나 배척해서는 안된다. 기업 소유 역시 과감히 허용하는 것을 현실로 받아들이자.

<이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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