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유력 네트워크업체들이 국내업체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 위주의 협력관계를 형성하는 것에서 탈피, 실질적인 기술이전을 내용으로 하는 기술, 제품 협력관계 구축에 나서기 시작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유리코리아, ADC켄트록스코리아, 한국쓰리콤 등 외국 네트워크업체들은 최근 국내 협력업체를 물색하는 과정에서 OEM을 매개로 하는 협력관계보다 한발 더 나아간 기술이전 및 공동생산을 목적으로 한 제휴관계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 네트워크업체들이 이처럼 국내업체들과 실질적인 의미의 협력관계를 형성하려는 것은 한국을 네트워크장비의 생산기지로 활용하기 위해서인 것으로 풀이된다. 외국 네트워크업체들은 국내업체를 통해 장비를 생산할 경우 국내수요를 상당부분 흡수할 수 있음은 물론 해외시장에 진출해서도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
외국 네트워크업체의 한 관계자는 『국내업체의 인력을 통해 장비를 생산할 경우 인건비가 적게 들어 가격경쟁력 측면에서 유리하다』며 『앞으로 이같은 경향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리코리아는 최근 델타정보통신, 콤텍시스템 등 두 업체와 기술협력 및 장비 공동생산에 대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비동기전송방식(ATM) 콘센트레이터분야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유리코리아는 국내업체와 공동으로 국내실정에 적합한 한국형 네트워크장비를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유리코리아의 정영태 지사장은 『오는 6월경 제품이 생산될 것』이라며 『국내 기반을 다진 후 수출도 모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유리코리아는 델타정보통신, 콤텍시스템 외에 추가로 2,3개 업체를 협력업체로 선정할 예정이다.
올해부터 본격적인 영업에 나선 ADC켄트록스코리아 역시 자사의 소형라우터 「페세터」의 기술을 국내업체와 공유한다는 조건으로 협력업체를 모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DC켄트록스코리아는 연내에 「페세터」의 기술이전을 핵심으로 한 협력관계 구축을 마무리지을 계획이며 추후 대상제품의 범위를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한국쓰리콤도 최근 김충세 사장의 취임을 계기로 국내 협력업체와 기술제휴를 적극 추진한다는 방침아래 조건에 맞는 업체를 물색 중이다. 한국쓰리콤은 기술이전에 따라 국내업체가 떠안아야 할 각종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협력관계를 형성해나갈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들은 『지금까지 협력관계는 대부분 OEM에 그쳤지만 최근 경향은 보다 실질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며 『국내 네트워크기술 확보차원에서도 이같은 제휴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일주, 서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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